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사람의 몸에서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 가운데 몇 되지 않는 합법적인 약물입니다. 본드, 필로폰, 아편, 코카인 등이 대표적인 불법 약물이고,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 담배의 니코틴이 합법적인 약물입니다. 물론 합법적이라고 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술을 많이 그리고 오래 마시게 되면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과음을 하며, 다음 날 아침이면 후회를 하고, 저녁이 되면 다시 술을 마십니다. 왜 그럴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알코올이 중독성이 있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양의 술을 계속 마시면 몸에 해롭습니다. 그렇다면 적절한 음주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세계보건기구에서 이야기하는 적절한 음주량은 젊은 남성의 경우 하루 두 잔, 노인이나 여성의 경우는 하루 한 잔입니다. 물론 ‘에이, 그렇게 적게 마시면 술맛이 날까?’하는 생각이 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하루에 두 잔씩 소주를 마실 경우 일주일이면 두 병의 소주를 마시는 셈입니다.
과도한 음주를 단순히 술버릇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은 타고난 체질에 따라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이 다릅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음주량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반복되는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 의존으로 확대되어 술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하게 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실수를 하는 것이 반복되는데도 ‘그냥 내가 단순히 술이 과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하더라도 합리화를 시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실수가 반복된다면 이미 알코올 중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소위 ‘blackout’이라고 불리는 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은 알코올로 인한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의미합니다. 술을 많이 마신 뒤 술값을 계산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동안 자신의 전화번호를 물어봐도 맞게 대답하지만 어떻게 집에 갔는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무슨 실수는 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생각하게 되고 ‘다신 과음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다가도 곧 ‘반주 한 잔 할 사람 없나’ 하며 주변을 살핍니다. 사실 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어 알코올성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술이 과하면 필름이 끊어진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 마시는 것이며, ‘그만 마셔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음주를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과도한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변에 음주습관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있으면 치료를 권해야 하고, 모임에서도 취하지 않을 정도의 술만 마시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본인 스스로 실수가 반복되고, 원하는 것보다 술을 더 마시게 되는 경우가 잦을 때는 스스로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하며 이를 창피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술이 자신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지로 조절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술은 본드, 필로폰, 아편, 코카인과 같은 중독 물질 중 하나이고 한 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면 누구도 알코올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스스로 힘들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술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음을 의심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