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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봉평으로 간다

딱 지금이다. 한낮의 햇살은 따갑지만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 바람에 흔들려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밭을 생각한다. 머릿속 메밀꽃밭을 지나 봉평장으로 항하면 수수하지만 고소한 메밀향이 코끝을 타고 온다. 침이 고인다. 두 번 고민하지 않고 가벼운 배낭을 챙긴다. 가을로 향하는 문턱의 첫 여행지로 주저 없이 택하는 곳, 봉평으로 향한다.

글. 곽한나 기자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효석문화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늦여름에서 초가을 미식 여행의 일번지로 손꼽히는 봉평. 소설 속에 나오는 미지의 도시처럼 낭만적인 상상과 애틋함을 품었기 때문일까. 봉평이 강원도 평창의 작은 면 소재지임을 알면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로 시작하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속 표현 그대로 매년 9월이 되면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메밀꽃밭은 햇빛과 달빛 아래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한 번 오면 잊지 못할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한다. 매월 끝자리 2일, 7일에 열리는 봉평 오일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소설 속 허생원이 거닐었을 장터 풍경과는 다르지만 100년의 맥을 이어온 전통 시장이 지닌 힘은 여전히 살아 있다. 메밀전병과 메밀막국수, 메밀찐방, 메밀묵, 메밀 막걸리까지 장터 곳곳에서 즐기는 메밀 맛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 얇게 부친 메밀전에 김치와 당면, 고기, 채소를 넣고 돌돌 말아낸 메밀전병은 봉평 오일장의 대표 선수다. 봉평은 미식여행도 좋지만 문학여행으로도 손색없다. 한국 서정소설의 백미로 불리는 <메밀꽃 필 무렵>을 포함해 서른다섯이라는 짧은 생을 살고 간 이효석의 삶과 문학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효석 문학관을 꼭 들러보자.

문화관광부가 꼽은 최고의 축제, 평창효석문화제

메밀꽃은 꽃망울을 터뜨린 9월 초부터 약 보름 동안이 절정이다. 메밀꽃으로 유명한 만큼 매년 이 기간이 되면 메밀꽃축제가 열린다. 9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18 평창효석문화제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최우수 축제로 정평이 나 있다. 축제 기간 메밀꽃 천지인 효석마을 일대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모티프로 한 마당극과 민속놀이, 각양각색의 버스킹, 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들썩인다. 무엇보다 느릿느릿 걸으며 마을의 속살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효석 문학관을 중심으로는 거리 백일장과 해설사가 함께 하는 문학산책이 열린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은 작가의 고향과 작품 속 배경이 생생하게 겹치는 몇 안 되는 소설이다. 여행 전 소설을 읽고 간다면 실제 배경을 따라 걷는 길이 더욱 흥미진진해질 터. 저녁 시간이면 호젓한 풍경 아래 영화 <메밀꽃 필 무렵>과 <화분>도 상영된다. 축제장에는 옛날 장터를 재현한 먹거리촌을 마련해 놓았는데 100% 국산 메밀로 만든 다양한 메밀 요리로 입이 즐겁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일정은 2018 평창효석문화제 홈페이지(www.hyoseok.com)를 참고하시라.

수수하지만 자꾸만 당기는 메밀의 매력

거칠고 수수해 보이지만 메밀 음식은 깔끔하고 청순한 맛을 지녔다. 첫 맛은 심심해도 자꾸만 당기는 매력이다. 봉평 메밀국수는 화전민들이 만들어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 논농사를 하기 힘든 강원도에서 황무지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이 훌륭한 대체식품이자 건강식품이었던 것. <동의보감>에서는 ‘1년 동안 쌓인 체기도 메밀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을 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실제 메밀은 위장의 열기와 습기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소화가 잘 되게 하는 효능이 있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날이 더우면 메밀 음식점이 북새통을 이루는 이유다. 요즘은 날씨와 상관없이 사계절 메밀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것은 물론 저칼로리 고영양식 음식으로 다이어트에도 좋기 때문이다. 단, 찬 성질의 메밀은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후루룩 메밀막국수에 메미리카노 한 잔

메밀 음식 하면 메밀막국수와 메밀전병 등 전통 음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봉평의 메밀 음식은 진화 중이다. 특히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기획한 특선메뉴 덕분에 봉평의 메밀 음식은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순메밀면에 마늘향을 입힌 간장 소스를 얹어낸 메밀파스타는 올림픽 기간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메뉴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메밀로 블렌딩한 ‘메미리카노’가 뜨고 있다. 메밀 중에서도 가장 쓴맛을 지닌 메밀을 볶은 후, 원두와 함께 내려 고소하고 건강한 맛을 자랑한다. 메밀꽃 필 무렵인 지금, 매콤한 메밀막국수와 방금 부쳐낸 메밀전병으로 메밀 한 상을 먹고 메미리카노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봉평 여행이 어떠실지. 최악의 무더위로 지친 몸도 보하고 쓸쓸한 기운을 몰고 오는 가을을 대비해 허한 마음도 채울 수 있다.

김밥보다
더 맛있는
메밀김밥
  • 재료(2인분)
    메밀면 2인분, 김밥용 김 2장, 달걀 2개, 오이 1/2 개, 맛살 2개, 깻잎 4장
  • 만드는 법
    1. 1 먼저 메밀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다.
    2. 2 달걀은 1개씩 풀어,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두툼하게 지단을 만든다. 지단을 식힌 뒤 적당한 두께로 썰어 준비한다.
    3. 3 오이는 기다란 모양을 그대로 살려 적당한 두께로 길게 썰어 준비한다. 맛살도 오이와 동일한 두께로 준비한다.
    4. 4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5. 5 김밥말이에 김밥 김을 깔고, 김의 2/3만큼 메밀면을 깔아준다.
    6. 6 그 위로 깻잎 2장을 올리고 오이, 맛살, 지단을 차곡차곡 쌓는다. 재료를 모두 올리고 김밥을 꾹꾹 눌러 말아준다. 한 입 크기로 썰어 마무리한다.
나만의 색을 입힌 컬러링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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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마감 : 2018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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