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B

본문영역

컨텐츠 영역

지신지기 건강백세

지신지기 클리닉 1
FIVE SENSES

감각기관은 눈, 귀, 코, 입, 피부 등 감각기를 통해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신체 기관으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까지 이른바 ‘오감’으로도 불린다.
감각기관에서 모인 정보들은 빠르게 뇌로 전달돼 몸의 이상이나 주위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몸의 명탐정 감각기관

퇴근 후 배고픈 상태로 집에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보니 오늘 저녁은 고등어구이가 확실하다. 겉옷을 벗는 데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 소리도 들린다. ‘벌써부터 군침 도는군’ 서둘러 차려진 식탁 앞에 앉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한 술 뜨는 순간, ‘앗, 뜨거워! 입 천장이 데일 뻔했잖아’ 짧은 시간에도 우리 몸은 주변의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린다. 우리 몸의 명탐정이라고 불리는 감각기관 덕분이다.

시각, 정교한 우리 몸의 카메라

눈은 빛을 감지해 사물을 볼 수 있게 한다. 저녁 노을이 질 때 하늘에 펼쳐진 여러 가지 붉은색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색깔과 명암을 구별하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눈은 흔히 정교한 카메라와 비교된다. 그 구조와 원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상태에서도 사물의 형체를 대강 파악할 수 있지만 우리 눈은 기본적으로 빛과 반사를 통해 사물을 감지한다. 빛은 동공을 통해 눈으로 들어온다. 눈의 중심에 있는 작고 검은 부분이 동공이다. 동공은 빛이 강할 때 크기가 작아지고 빛이 약할 때 커진다. 동공이 커지고 작아지는 작용을 돕는 것이 동공을 둘러싼 홍채이다. 홍채가 수축과 이완을 하면서 카메라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하는 것.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은 곧바로 수정체로 향한다. 수정체가 바로 카메라의 렌즈라고 할 수 있다. 수정체는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두꺼워지고 멀리 있는 물체를 볼 때 얇아진다. 이를 통해 물체에 초점을 맞춰 빛의 마지막 관문인 망막에 상이 정확히 맺히도록 하는 것이다. 망막에는 빛에 민감한 시세포가 분포돼 있어 시신경을 통해 대뇌에 물체의 정보를 전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 700만 개의 원추 세포를 통해 150~250가지 정도의 색을 구분할 수 있다. 이 원추 세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사물이 모두 흑백으로만 보이는 완전 색맹과 일부 색만 구별하지 못하는 부분 색맹이 된다. 부분 색맹의 대표적인 예는 적색과 녹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적록 색맹이다. 적록 색맹은 유전병의 하나로,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청각, 소리를 듣고 몸의 균형을 잡는다

소리는 물체가 움직이면서 공기 중에 만들어 내는 진동이다. 우리 귀는 진동수가 20 헤르츠에서 2만 헤르츠 사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생활 속 필요한 소리는 모두 이 범위 안에 있다고 보면 된다(참고로 1헤르츠는 1초당 진동이 1번 왕복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주변에 소리가 생기면 귓바퀴는 이 소리를 모아 고막으로 전달한다. 고막은 소리가 와닿으면 진동하는 막이다. 고막의 진동은 청소골에 의해 더욱 확장돼 곧바로 달팽이관으로 전달된다. 달팽이관 속에는 수많은 청세포가 있는데 진동으로 인해 흥분된 청세포가 청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되면서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단, 고막이 제 기능을 하려면 고막 안과 밖의 기압이 똑같아야 한다. 우리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귀가 멍해지는 현상은 기압 변화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유스타키오관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유스타키오관이 열리면서 고막 안팎의 기압을 맞출 수 있다.
귀는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반고리관’과 ‘전정 기관’을 통해서다. 우리 몸이 회전할 경우 반고리관에 있는 림프액이 같이 회전하면서 회전 감각을 느끼게 만든다. 제 자리에서 코끼리 코를 여러 번 한 후 똑바로 섰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림프액이 관성에 의해 계속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정 기관은 우리 몸의 기울기와 관련돼 있다. 전정 기관 속에 있는 이석(耳石)이라는 물질이 기울기에 따라 이리저리 쏠리면서 감각 세포를 자극해 기울기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후각, 금방 피로해지는 해결사

코는 각종 냄새를 맡게 해준다. 예민한 만큼 가장 빨리 피로해진다. 재래식 화장실에 가면 괴로운 냄새가 나지만 이내 편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콧구멍은 눈이나 입에 비해 작지만 안쪽에는 비강이라는 제법 큰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비강의 윗부분에 후세포들이 모인 후각부가 있다. 후각부는 점액층으로 감싸여 있는데 기체 상태의 냄새가 비강에 들어오면 이 점액층에 녹아들어 후각 세포를 흥분시킨다. 흥분된 후각 세포가 후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돼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후각은 적은 양의 물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진한 자극을 가진 냄새가 지속적으로 나면 그 물질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특정 냄새에 쉽게 마비되는 것은 새로운 냄새를 언제든지 맡을 수 있도록 예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미각, 당신의 입맛을 결정한다

우리 몸의 혀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에 나온 장금이는 절대 미각으로 한 번 맛보면 그 요리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척척 알아맞히곤 했다. 이처럼 미각은 그 예민함이 사람마다 다르다. 혀에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미뢰라고 하는 작은 돌기 덕분이다. 음식의 성분이 침에 녹아 미뢰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 이곳에 모인 미세포가 흥분해 미신경을 통해 대뇌에 정보를 전달한다. 대체로 쓴맛은 혀의 안쪽, 신맛은 혀의 양옆, 짠맛은 혀의 전체, 단맛은 혀의 앞쪽에서 느낄 수 있다. 맛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감각의 90%가 실제로는 후각을 통해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를 막고 사과와 무를 먹으면 둘의 맛이 잘 구별이 안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피부도 느낀다

뜨거운 물에 손을 집어넣거나 손가락에 가시가 찔렸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은 피부에 있는 감각점 때문이다. 피부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접촉에 의해 생기는 촉각, 차가움을 느끼는 냉각, 따뜻함을 느끼는 온각, 아픔을 감지하는 통각, 누르는 힘을 감지하는 압각 등이 있다. 몸의 부위에 따라 피부 감각의 밀도가 다르다. 어떤 곳은 통증을 잘 느끼는가 하면 어떤 곳은 온도나 촉감을 더 잘 느낀다. 막대기로 손등을 때리면 손바닥을 때리는 것보다 더 아픈 것도 손등이 손바닥보다 통각 세포의 밀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글 :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