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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for Health

즐거운 만남
배우 장희진 이미지
연기가
운명처럼
나.에.게.
온.다.
배우 장희진

반짝거리는 눈빛에 홀린 듯 매료되고 말 거다. 그와 마주 앉는다면 누구든. 말투는 종이에 꼭꼭 눌러쓴 듯 신중했고 목소리는 곧았다.
그러다 온 얼굴로 장난스럽게 웃어버리는 반전. 시간을 들여 제대로 농익은, 배우 장희진이다.

요즘 배우 장희진은

Q. 드라마와 예능으로 자주 만나볼 수 있어 반갑다는 팬들이 많아요. 드라마 종영 후 어떻게 지내나요?

잠깐 휴식을 가져야할 것 같아서 작품은 아직 시작하지 않고 있고요. 기존에 하던 광고촬영, 그리고 SBS <살짝 미쳐도 좋아> MC를 맡고 있어요. 첫 MC 도전인데다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지만 요즘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Q. <살짝 미쳐도 좋아>가 특히 이슈죠. 늘 사람에 둘러싸여 일하는 직업이라 일상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혼자 뭔가를 하는 데 익숙한 모습이 의외였어요.

늘 사람에 둘러싸여 일하다 보니 쉴 때는 가능하면 혼자 있으려 해요. 20대 초반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주변의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는 제 자신이 보이더라고요. 혼자 못하는 것도 너무 많았고요. 그래서 30대부터는 패턴을 조금 바꾸었어요. 아직 변화의 과정이지만 이제는 혼자 여행도 가고, 밥도 해먹고, 은행도 가요. 간혹 외롭지 않느냐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요. 저는 오히려 즐거워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예전처럼 신경 쓰이지 않고요.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즐길 줄도 알게 됐죠.

Q. 배우로서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 스스로 드러내고 싶은 이미지, 실제의 모습이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을 듯해요. 배우 장희진이 아닌, 사람 장희진은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해요.

지극히 평범하다고 할까요. 남들보다 특출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그동안 드라마에서 완벽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다 보니 제가 굉장히 많은 걸 알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해요. 그래서 요즘은 여러 가지를 배우려고 노력하죠. 책도 많이 읽고요. 나이를 먹으면서 달라진 부분도 있어요. 예전에는 낯을 많이 가렸고, 낯선 이에게 마음을 여는 데도 서툴렀거든요. 요즘은 사람들과 더 많이 어울려 저를 보여주려고 해요.

배우 장희진 이미지
배우로서의 연기 인생

Q.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계신데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너무합니다> 전까지는 작품이 들어오면 할 수 있는 대로 다 했었어요. 최근 2~3년 동안 쉰 적이 없을 만큼이요. 참여했던 작품들 모두 너무 좋았지만 ‘장희진’ 하면 딱 떠오르는 작품은 아직 없는 듯해 시그니처가 될 수 있는 이미지나 작품을 만나고 싶은 바람은 있어요. 대중들은 극중 캐릭터와 배우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요.

Q. 스스로는 어떤 캐릭터에 매료되는지 궁금해요.

연기하면서 편안하고 좋았던 캐릭터는 <마을>의 혜진이요. 비중은 적었지만 감정선이나 분위기가 저랑 잘 맞았거든요. 대중들도 혜진, 혹은 <공항 가는 길>의 혜원의 분위기를 좋아해주셨어요. 그러다 캔디 같은 역할이 너무 하고 싶어서 <당신은 너무합니다>를 했었죠.

Q. 배우이기 때문에 평소 특별히 챙기는 습관 같은 것들도 있나요?

배우다보니 영화를 많이 봐요. 개봉작들은 평이 어떻든 웬만하면 다 보죠. 특히 한국영화는 더욱이요. 사실 일하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경향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하기도 했어요. 지금 막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품은 <라비앙 로즈>요. 슬픔 가운데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고, 배우라면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지금까지 수십 번은 봤을 거예요.

Q.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자산, 장희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기까지 오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제게 ‘가늘고 길다’고 얘길 하죠. 어떻게 보면 그게 저의 자산이자 강점이 아닐까 해요. 데뷔 이후 0.1㎜씩이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같은 시기에 데뷔한 배우 중에는 탑으로 성장한 이들도,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도 있는데요. 어쨌든 기준을 저로 잡았을 때,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훗날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나이 들어 갈수록 ‘장희진만의 분위기가 나는’ 배우로 성장하고, 또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분명한 건 20대 때 가지지 못했던 분위기가 지금은 생겨나고 있다는 건데요. 시간이 갈수록 팬들도, 일도 많아지는 걸 보면 나름대로 20대를 잘 견디고 30대를 맞이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도 잘 해내고 싶어요.

배우 장희진 이미지

필라테스는 10년째고, 최근에는 한국무용도 시작했어요.
제 경우 특별한 건강관리 방법이 있다기보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소소한 실천들이 모이면 나중에는 분명 결과로 나타나더라고요.

건강관리의 비결

Q. 작품 시작 후에는 스케줄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죠.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평소에도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요.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기 때문에 몸에 좋은 음식들로 밥 열심히 챙겨 먹고, 영양제도 빠뜨리지 않아요. 물도 자주 마시고요. 물론 운동도 시간 날 때마다 꾸준히 하고 있어요. 필라테스는 10년째고, 최근에는 한국무용도 시작했어요. 제 경우 특별한 건강관리 방법이 있다기보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Q. 신체적인 건강만큼 정신적인 건강도 중요하잖아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저는 다행히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에요. 워낙 낙천적이라 사소한 것들은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편이고요. 작품 하는 중에 예민해져 불면증에 시달리는 배우들이 많다는데, 저는 머리만 닿으면 잘 자요. 물론 고민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내내 끌어안고 있거나 다른 일과 연결시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은 없으니 다행이죠.

Q. 요즘 연기 말고 관심 가는 분야가 있나요? 어떤 데서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지 궁금해요.

사람이 끊임없이 달릴 수는 없더라고요. 그동안 많이 비워냈으니 이제 다시 채워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해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어요. 최근에는 무용에 빠져 발레와 현대무용 공연을 즐겨 보고, 명작 만화책도 섭렵 중이에요. 활동적인 성향이라 가만히 앉아 책 읽는 게 쉽지는 않지만 MC를 하면서 어휘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노력 중이고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자체가 요즘 좋아요.

Q.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아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우선 <살짝 미쳐도 좋아>를 꾸준히 할 거고, 3월부터는 새롭게 뷰티 프로그램 MC를 시작해요. 작품은 너무 늦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작품이라는 게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운명처럼 와야 하는 거라 지금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

<반 고흐, 영혼의 편지 개정판>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예담 출판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
배우 장희진이 추천하는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누구나 크고 작은 고뇌 하나쯤은 안고 산다.
극복하느냐, 무릎 꿇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그가 쓴 편지글을 묶은 책으로, 천재 화가의 불꽃같은 열정과 고독한 내면 그리고 고통 속에서 남긴 강렬한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극적인 삶, 배우 장희진에게 이 책은 ‘위안’이다.
“힘들 때면 자꾸 읽게 되는 책이에요. 손닿는 대로 책장을 펼쳐 반 고흐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하는 마음이 생겨요.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이니까요.”

글 : 정은주 기자
사진 : 최병준(Mage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