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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신지기 건강백세

지신지기 클리닉 1
REPRODUCTION

성별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결정되는데 아버지로부터 받은 Y 염색체의 SRY(sex-determining region Y) 유전자가 발현하여 SRY 단백질(SRY Protein)이 생성되면 이것이 DNA의 특정 부위에 붙어 특정 생식기관의 발현을 돕게 된다.

차이를 만들다 성 기관의 이해

생식기관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정확한 정보 전달 이전에 ‘야한 이야기’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생식기에 대한 언급이나 그림 및 사진의 인용을 ‘청소년 관람 불가’ 영역에 속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녀의 생식기관에 대해 알고 그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생명과 건강에 대해 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1859년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종의 기원> 발표 이후, 우리 인간은 결국 ‘동물’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 목표는 ‘생존과 번식’이라는 주장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비단 진화론의 큰 틀 안에서 생각하지 않더라도, 번식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 인간의 삶이 후대로 이어지는 고귀한 과정이며, 사회가 유지되는 기본이 바로 번식과 관련되어 있다.
인간은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으로 번식한다. 즉, 인간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생식세포를 만들고 그 생식세포가 다시 결합하여 새로운 개체가 되어 번식한다. 그리고 개체 보존을 위한 생식 활동에 관여하는 장기를 통칭하여 ‘성 기관(생식기관)’이라 할 수 있다.

성별이 결정되는 과정

인간의 유전체는 22쌍의 상염색체와 1쌍의 성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다. 생물학에서 성염색체의 유전자형이 XX이면 여자, XY이면 남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생식세포인 난자와 정자의 경우 감수분열을 통해 22개의 상염색체와 1개의 성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난자와 정자는 여성의 몸 안에서 만나 결합함으로써 46XX는 여성으로, 46XY는 남성으로 발현된다.
그 과정을 더 자세히 설명하면, 유전자 수준에서 성별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결정되는데 아버지로부터 받은 Y 염색체의 SRY(sex-determining region Y) 유전자가 발현하여 SRY 단백질(SRY Protein)이 생성되면 이것이 DNA의 특정 부위에 붙어 특정 생식기관의 발현을 돕게 된다. 이 시기가 대략 임신 2개월에 해당되는데 SRY 단백질은 상염색체의 SOX9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남성의 생식기관인 세정관과 고환을 만든다. 반면 난소, 나팔관 등 여성의 생식기관 형성은 억제한다. 여성도 상염색체상에 SOX9 유전자를 갖고 있으나, Y염색체의 SRY 유전자가 없으므로 SOX9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아 세정관과 고환이 만들어지지 않고 난소, 나팔관 등이 형성된다. 향후 이 생식기관에서 각각 성 호르몬이 분비되어 궁극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외형적 모습을 갖추게 된다.

성 기관과 호르몬

여성의 경우 성 기관인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을 분비하여 배란 및 임신뿐 아니라 유방의 발현, 뼈의 건강 유지 등에 관여한다. 또 에스트로겐은 여포자극호르몬(follicle stimulating hormone, FSH), 황체형성호르몬(luteinizing hormone, LH),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과 함께 작용하여 자궁벽의 두께를 조절하고 배란에 관여함으로써, 생식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폐경이 된다는 것은 난소에서 더 이상의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향후 임신을 고려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남성의 경우 성 기관인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분비되어 2차 성징 발현과 생식기 발달에 관여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적으로 근육을 키우고 성욕 촉진제 및 남성 정력제로서 피로 해소 및 회춘의 효과가 기대되는바, 영양 보조제로 복용되기도 한다.

건강한 성 기관의 유지, 질환 예방법

여성의 경우 2차 성징이 발현되고 월경이 시작되는 것은 가임기에 이르렀다는 신호이다. 반대로 50세를 전후하여 월경이 끊기는 것은 생식 능력의 감퇴를 의미한다. 폐경과 동반된 안면홍조, 우울감, 불면, 피로, 질 건조증의 증상 완화 및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하여 폐경호르몬치료(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가 권장되고 있으나, 그 득과 실에 대해서 많은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많은 분야에서 여성호르몬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걱정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자녀의 키를 더 크게 할 목적으로 2차 성징을 늦추는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 투여에 대해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만혼이나 재혼으로 인하여 난임을 겪게 되는 경우 본인의 호르몬 상태와 자궁 및 난소의 해부학적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난임 치료를 진행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다.
여성호르몬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또 호르몬의 원활한 분비를 위해서는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복용을 먼저 고려하기보다는 뇌하수체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는 저녁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통해 외부 및 내부 생식기관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혈전 색전증, 심근경색, 남성형 탈모, 남성 불임 등의 위험성에 맞닿아 있는 만큼, 복용 전 꼭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자신의 몸을 먼저 안 후, 치료 방법의 득과 실을 잘 따져 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