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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for Health

증후군 사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Smile Mask Syndrome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일본 쇼인여대의 나스메 마코토 교수가 처음 사용한 심리학적 의학 용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슬픔과 분노와 같은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인다. 감정 노동을 강요받거나 극심한 경쟁에 내몰리는 현대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스트레스 증상이다.

‘빨간 모자를 눌러 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일찍이 가수 김완선은 삐에로가 우릴 보며 웃는다 노래를 불렀었다. 당시에는 사람들 앞에 어쩔 수 없이 노출되며 살아가야 하는 연예인들의 애환을 노래한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요즘에는 우리 사회 전반에 이런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일명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다.

가면 뒤에서 우는 사람들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문자를 뒤로 하고 자살한 전주의 한 콜센터 상담원. 이 상담원은 감정노동자들이 흔히 겪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을 앓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해지 요청을 담당했던 이 부서에서는 그 전에도 또 다른 자살 직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이처럼 수준 높은 감정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자살 충동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사람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의 괴리감이 클수록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시달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감정노동 요구 당하는 현대인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감정노동을 요구 당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밝고 웃는 이미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요구에 맞추려면 내 안의 진짜 나, 우울하고 화나고 힘든 내 모습을 나도 모르게 억압하게 된다. ‘밝고 상냥한 가면’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면은 내가 될 수 없다.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곪아가고 있는 감정들. 때문에 현대인들은 겉으로 웃고 있어도 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화·분노·우울을 인정하자

화, 분노, 미움, 우울함이 표출되지 않고 가슴에 쌓이면 그대로 마음을 죽이는 독이 된다. 전문가들은 치유 과정의 출발점을 본인의 노력에서 먼저 찾는다. 외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자신을 객관화하고 진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고 존중하는 시도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아야 한다. 상담센터를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적극적으로는 쌓인 것을 수시로 풀어줄 수 있도록 취미활동이나 동호회 활동을 하도록 하자. 푸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화나 분노, 우울함 등을 모르는 척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가적 노력도 필요하다

물론 이 모든 문제를 개인 혼자서 풀어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감정의 어려움을 겪는 감정노동자들을 위해 예방 교육과 상담, 복지를 제공해주는 국가적 노력도 필요하다. 또 하나 꼭 필요한 것은 소비자로서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감정노동자들을 대하는 사람들이 익명성에 기대 소위 말하는 ‘갑질’을 하거나 일방적인 요구,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밝고 웃는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또한 모두가 나를 밝은 모습으로 대해야 한다는 억지에서도 벗어나자. 희노애락을 느끼는 인간이라면 1년 365일 웃는 모습으로만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리하여 밝게 웃어야만 한다는 가짜의 자기 프레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것이야 말로 가면성 우울,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자가진단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보자. 체크 표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 □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죄책감이 든다.
  • □ 이유 없이 슬픔에 빠진다.
  • □ ‘나는 실패자다’라는 생각이 날 괴롭힌다.
  • □ 미래가 비관적으로 느껴진다.
  • □ 모든 원인이 나의 잘못으로 시작됐다고 느낀다.
  • □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 □ 배가 고파도 먹고 싶지 않다.
  • □ 내가 추하다는 느낌이 든다.
  • □ 불면증에 시달린다.
  • □ 체중이 갑자기 줄었다.
  • □ 열등감이 심하다.
  • □ 내 모습을 돌아보면 실망스럽다.
  • □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 □ 일을 하지 않아도 피곤하다.
  • □ 집중력이 떨어져 일을 잘 못한다.
  • □ 세상의 모든 것이 불만족스럽게 느껴진다.
  • □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다.
  • □ 짜증이나 화가 자주 난다.
  • □ 평소에 자주 눈물을 흘리는 편이다.
글 : 신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