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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허기로 중독된 사회 중독에 관한 연구보고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치열한 경쟁과 상대적 빈곤 등으로 인한 마음의 허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마음의 안식을 쉽게 찾을 수 없게 되니 순간적인 쾌락에도 쉽게 빠지게 되고 이것이 곧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주, 흡연,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음란물, 인형 뽑기, 약물, 도박, 설탕, 탄수화물 등 중독되는 대상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중독이 무엇인지, 내적 공허를 해결하고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길은 없는지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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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 정신장애로 연결될 확률 높아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 임상심리학과 안드레아센 교수는 그의 연구 발표에서 일 중독과 정신장애의 연관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주장했다.
직장인 1만6,426명을 대상으로 일 중독과 정신장애의 상관성을 테스트한 결과 일 중독자의 32.7%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일 중독이 아닌 사람들 12.7%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밖에도 일 중독자들은 우울증 진단 기준 8.9%, 불안장애 33.8%, 강박장애 25.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레아센 교수는 ‘일 중독 행동이 신경생물학적 편향성, 즉 뇌 일부영역에 비정상적으로 쏠려서 발달한 경향과 연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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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 게임 중독이 부르는 공격적 성향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브래드 부시먼 교수 연구팀은 ‘실험사회심리학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폭력적 게임이 공격적 성향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참가한 대학생 70여명에게 폭력적 게임, 비폭력적 게임을 매일 20분간 3일씩 하게 한 후 공격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폭력적 게임을 한 참가자군에서 실험 이틀째와 사흘째 점점 더 강한 공격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먼 교수는 ‘매일 습관적으로 폭력적 게임을 하면 공격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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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 충동조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에 의해 실시된 스마트폰 중독척도개발 관련 연구에 따르면 불안 및 우울에 대한 대처성향이나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의 질환이 스마트폰 중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이나 게임기의 일방적이고 반복적 자극이 좌뇌에만 영향을 주어 뇌 균형이 깨지면서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뇌 발달이 이루어지는 청소년기에는 아이의 사고가 고정되지 않도록 창의적이고 균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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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질환에는 사회적 치료가 해답

중독에 관한 유명한 실험을 살펴보자. 쥐를 데려다 철장에 가두고 하나는 헤로인 물병, 또 하나는 물병을 넣어주면 거의 모든 경우 쥐는 약물이 들어간 물병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그 쥐를 다수의 쥐가 모여 생활하고 욕구가 충족되는 쥐 우리 안에 넣어 주었더니 약물을 전혀 섭취하지 않았다. 이것은 1970년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가 실시한 실험이다. 마찬가지로 베트남전에 참여한 20% 미군은 대량의 헤로인을 사용했지만 전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자연스럽게 약물사용을 멈췄다. 이런 예는 중독질환 치료에 중요한 통찰력을 준다. 즉 인간이 행복하고 건강하면 다른 어떤 것에 중독될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중독의 치유는 따뜻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살리는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

글 : 신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