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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반복하면
‘음식중독’ 된다

날씬함과 아름다움이 추앙 받고 비만이 게으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시대에 몸매에 대한 걱정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식과 같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 칼로리가 만성적으로 부족하게 되면 생존을 위해 최적화 되어 있는 우리의 몸은 살기 위해 ‘먹을 것을 줘! 살려줘!’ 할 수밖에 없고 한꺼번에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는 폭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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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을 하게 되면 너무 많이 먹었다는 죄책감에 며칠 동안 물만 먹고 버티는 단식이 이어지고, 단식은 몸의 생존 기전상 절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또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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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 폭식증&거식증

“안 먹을 때는 아예 안 먹는데, 한 번 먹으면 끝이 없어요. 먹고 나면 내가 돼지 같은 생각이 들고 비참해요”
“주중에는 잘 안 먹는데, 주말에는 폭식을 해서 걱정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 초콜렛 같이 단 게 당겨요. 초코파이 한 박스를 한 자리에서 다 먹는다니까요. 그러고 나면 살찔까 봐 다시 토해요. 이런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들어요. 그리고 며칠을 굶으면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려고 하죠. 정말 피곤한 인생이예요”
위의 이야기들은 현대를 사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털어놓는 고민이다. 폭식을 하게 되면 너무 많이 먹었다는 죄책감에 며칠 동안 물만 먹고 버티는 단식이 이어지고, 단식은 몸의 생존 기전상 절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또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밟게 된다. 따라서 거식증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도 폭식증으로 바뀔 수 있고 폭식증으로 내원한 환자도 거식증으로 바뀔 수 있다.

일정하게 체중 유지하는 인체 회로

건강한 사람에게 음식 섭취 과정은 그렐린과 렙틴으로 일정량의 음식을 먹고 체중을 유지하게 하면서 음식에 대한 쾌감이 관련된 도파민이 함께 작용하는 과정이다. 배가 고프면 위에서 그렐린과 같은 식욕 촉진 호르몬이 분비가 되어 음식을 먹게 된다. 반대로 배가 부르면 지방에서 렙틴이 분비되어 식욕이 줄어들어 먹는 것을 멈추고 일정하게 체중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발휘한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쾌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쾌감 호르몬인 도파민도 함께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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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 교란으로 통제감 상실, ‘음식 중독’

하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도 “그래, 오늘도 안 먹고 버텼어, 체중이 1kg 이나 줄었어” 라는 행동과 생각이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과 심리적 보상을 주기 때문에 쾌감 호르몬인 도파민을 내보내게 되고 또 쾌감을 얻기 위해 다이어트를 지속하게 된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그렙린-렙틴 회로, 도파민 보상 회로의 복잡한 상호연결이 망가지면서 음식에 대한 쾌감 보상 회로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되어 예전에는 맛이 없었던 음식도 너무나 맛있게 느껴지면서 쾌감을 느낀다. 이 쾌감을 유지하기 위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계속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점점 더 많이 먹어도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성이 생기거나 음식을 먹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하고 잠이 오지 않는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에 대한 통제감을 잃고 내성이나 금단이 생기는 증상이 바로 ‘음식 중독’이다. 그러면, 음식 중독이 생기면, 어떤 변화가 올까?

점점 더 많이 먹어도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성이 생기거나 음식을 먹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하고 잠이 오지 않는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에 대한 통제감을 잃고 내성이나 금단이 생기는 증상이 바로 ‘음식 중독’이다.

음식중독으로 인한 변화

① 산만해짐 먼저 음식에 대해 너무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수행할 때에 산만해 지기가 쉽다. 집중이 안 되기 때문에 실수를 잘 하고 중요한 일도 잘 잊어버린다. 또 늘 음식에 대한 생각을 불필요하게 많이 한다. ‘먹을까? 말까? 한 개 먹을까? 두 개 먹을까?’ 등 항상 고민을 하게 된다.
② 감정기복이 심화 감정기복도 심해진다. ’먹어도 괜찮은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을 항상 분류하며 실제로 그러한 음식의 종류의 섭취에 따라서 또는 음식의 섭취량에 따라서 수시로 기분이 우울해졌다가 명랑해졌다가 요동치는 것이다.
③ 음식 중심으로 생각 게다가 음식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일상을 음식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정한다. 치킨과 맥주를 마시는 모임을 갈 수 없어서 친구 만나는 것을 포기하거나 지난 밤 폭식한 것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어 다음날 회사를 못 나가기도 하다.
이처럼 음식중독은 매우 광범위하게 일상에 영향을 준다. 단순한 거식증에 나타나는 기운 빠짐, 어지러움, 탈모, 무월경, 골다공증, 전해질 이상 등, 또는 폭식증에 나타나는 치아부식, 소화 불량, 위식도 역류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와 같은 심리적, 정서적 부작용과 습관적인 과식이나 단식, 폭식과 같은 행동상의 부작용을 모두 일으킬 수 있다. •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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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실적 목표 세우기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한 건강한 태도는 먼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체중은 절대 빠르게 감량되지 않는다. 빠른 체중감량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 있고 음식 중독이 생길 수 있다. 한 달에 2~3kg 감량 목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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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체중감량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

두 번째로 체중감량보다는 생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이어트 성공의 관건은 체중을 빠르게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감량한 체중을 자연스럽게 유지하여 당신의 진짜 체중으로 만드는 것이다. 출퇴근 하면서 15분씩 걷기나 영어학원을 다니기, 동호회 가입 등 생활의 적극적 변화를 먼저 계획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익히면 체중감량은 저절로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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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조건 1500Kcal 이상 섭취

세 번째로 무조건 섭취 칼로리를 줄이지는 말아야 한다. 섭취 칼로리를 1200Kcal 이하로 낮추면 몸이 스스로 기아상태로 알고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식욕은 몇 배로 증가하여 체중이 증가하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무조건 1500Kcal 이상은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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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끼 꼬박꼬박

마지막으로 끼니를 잘 챙겨먹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세끼를 챙겨 먹어야 하고 아침: 점심: 저녁의 음식섭취 비율을 3:2:1 로 하는 것을 권장한다. 저녁은 적게 먹는 편이 좋지만 절대 굶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12시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선구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