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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건강검진 체험수기 공모 최우수작

2013년도 건강검진 체험수기 공모 최우수작 ‘행운의 이정표’

최종미

'퍼억' 뭔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다다다다'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소리에 눈을 떴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초록색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아, 그랬지? 내가 수술을 했지! 수많은 죽음을 보는 의사들도 바람 앞에 촛불처럼 흔들리는 한 생명 앞에서는 당황하는구나. 링거 병을 떨어트리고 서로 어깨를 부딪쳐 가며 뛰어다니고. 이미 하얗게 변해버린 환자를 살리기 위해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심폐소생술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가슴으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솟구쳐 올라 눈으로 흘러내렸다.
출근 준비를 위해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TV 전원부터 켠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좋아하는 탤런트의 이목구비가 흐릿하게 보이더니, 그때는 아예 목소리로 인지할 수 있을 뿐 실루엣만 보이기 시작했다.
'노안인가? 피곤해서 간이 나빠졌나? 안경을 맞출까? 렌즈를 낄까?', 생각만 요란할 뿐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내 직장생활이 너무도 빡빡했다.
당시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나는 매일매일 창고 정리를 해야 했다. 그 창고라는 것이 칸이 하도 작아 오만상을 찌푸리고 하다 보니 눈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안과검진을 받으러 찾은 병원. 접수를 하려는데 '건강검진' 안내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그래, 어차피 하루 연차 낸 거 건강검진이나 받아볼까?' 마침 바로 검진이 가능하단다.
여느 부잣집 사모님처럼 보송보송한 실내화로 갈아 신고, 병원 냄새가 폴폴 나는 가운을 입고 대기하는 시간. 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한 채 책도 보고, 병원 벽에 걸린 각종 의학상식도 훑어보며 건강검진을 즐기고 있었다. 혈압측정, 신체계측에 이어 시각, 청각 검사.
간호사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력검사를 몇 번이고 다시 하려 든다. 슬며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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