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시작될 즈음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배삼수(51세) 작가의 화실을 찾았다. 그는 화실 맞은편 야트막한 언덕에 뿌리를 내린, 잘생긴 소나무를 캔버스에 담고 있었다. 뇌혈관 파열의 후유증으로 시신경을 잃어 시력장애 5급 판정을 받은 데다 붓을 잡는 손길도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올해 5월에 열한 번째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호된 병마를 만났고, 그 싸움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데도 배 작가는 이미 승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