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B

본문영역

컨텐츠 영역

GOOD FOR HEALTH

미식로드

태백산맥의
땅과 바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벌교를 한 가지 이미지로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다. 남해에서 소문난 청정한 바다 풍경, 그곳 깊은 갯벌에서 캐 올린 꼬막의 짭짤하고도 달큼한 맛, 소설 <태백산맥>과 중첩되어 흐르는 묵직한 감성 같은 것들이 뒤섞인 곳이니까. 이곳에서는 함부로 주먹자랑 말라고들 하지만, 겪어보면 순수하고도 평온한 벌교로 간다.

글. 정은주 기자

청정 바다와 맞닿은 작은 바닷가 마을

거추장스러운 수식어는 필요 없다. 벌교는 그냥 벌교로 통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보성군에 속한 읍내지만, 개성이 워낙 강하다 보니 오래 전부터 그렇게 굳어졌다. 일단 바다가 그야말로 예술이다. 벌교와 순천, 고흥, 여수로 둘러싸인 여자만은 남해에서도 깨끗하기로 이름난 곳.
햇빛과 바람을 만나 푸르게 빛나는 바다는 이색적이다 못해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큰데, 과거 보성, 순천, 고흥 등의 내륙을 잇는 포구가 바로 벌교였던 까닭이다. 물론 지금은 포구로서의 기능을 잃었지만 일제 강점기 때 개발이 한창 진행됐던 흔적은 아직까지 예스럽게 남아 있다.
아마 소설 <태백산맥>도 사람들의 뇌리에 벌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큰 몫을 했을 터다. 배경이 된 곳이 바로 벌교니까. 게다가 허구와 실제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건물이며 길들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벌교는 여전히 <태백산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문학기행지로 유명하다. 물론 꼬막도 빼놓을 수 없다. 꼬막이라는 이름에 역시 <태백산맥>과 얽힌 일화가 있는데, 당시 표준어로 쓰이던 ‘고막’ 대신 작가가 지역의 발음대로 ‘꼬막’이라 소설에 표기한 것이 사람들이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결국 ‘꼬막’이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홍교
TIP
벌교 가는 방법

경전선 벌교역은 현재 광주송정‧용산‧목포행 무궁화호, 보성행 S-Train인 등 하루 4~5회만 열차가 운행된다. 때문에 열차를 이용하려면 환승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혹은 보성군이지만 순천과도 가까워 KTX를 타고 순천역까지 간 후 시내버스로 갈아타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서울을 기준으로 고속버스는 4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 현부자네
  • 눈내린 녹차밭
김범우의 집
소설 <태백산맥>을 따라가는 여행길

뭐든 스토리를 이해해야 눈길이 더 애틋해지듯이 벌교도 마찬가지다. 벌교를 설명하는 큰 축 중 하나가 <태백산맥>인 만큼 소설 속 주 무대들만 제대로 훑어도 감흥이 몇 배로 커질 게 분명하다. 꼭 들러야 할 곳을 몇 군데 꼽자면 일단은 보성여관이 첫 번째다.
소설에서는 남도여관으로 나오는데, 전통 한옥과 일본식이 혼합된 건물로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에 지어졌다. 요즘으로 치자면 5성급 호텔 정도. 물자와 사람이 모이면서 급격하게 번창했던 흔적인 셈이다. 현재는 일부가 복원되어 숙박시설과 전시실, 카페 등으로 운영 중이다.
일본 양식이 가미되어 이색적인 현부자네 집을 비롯해 맞은편 소화의 집도 소설 속 묘사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여순 사건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학살당한 소화다리, 소설에서 벌교의 근원이자 상징으로 등장하는 홍교, 김범우의 집 등도 걸어서 모두 둘러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있다. 만약 벌교와 <태백산맥>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벌교의 역사부터 집필 전 취재 과정, 육필 원고 등이 알차게 전시되어 있다.

깊은 갯벌에서 캐 올린 겨울 별미

다듬어지고 이야기가 입혀진 벌교 말고, 날것으로 펄떡이는 현재의 벌교를 경험하고 싶다면 벌교장에 가야 한다. 끝자리가 4‧9일인 날 장이 서면 청정 바다에서 잡아 올린 꼬막, 모시조개, 낙지, 주꾸미 등 해산물이 잔치를 이루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맘때 제일은 두말할 것도 없이 꼬막. 우리나라 꼬막의 75%가 벌교에서 나는데,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딱 제철이다. 지금 실컷 맛보지 않으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벌교 꼬막은 여자만의 깊고 청정한 갯벌에서 3~4년 이상 자란 것들이라 육질이 쫄깃하고 탄탄한 것이 특징이다. 짭짤하면서도 달큼한 맛은 삶든, 양념에 무치든, 국을 끓이든, 어떻게 먹든 여운이 길게 남는다. 게다가 산지의 싱싱함은 어떤 조리 방법도 따라갈 수 없는 궁극의 맛을 자아내는 법. 덕분에 벌교에 즐비한 꼬막 전문점 어디를 가더라도 기대 이상의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건강에도 이롭다는 사실. 여독이 쌓였다 싶을 때 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꼬막 한 상이면 충분하다.

탱글탱글
바다의 비타민
꼬막비빔밥
  • 재료(2인분)
    꼬막 1kg, 밥 2공기, 미나리 반줌, 쪽파 3~4대, 청양고추 1개, 홍고추 0.5개, 통깨·참기름 적당량
    꼬막비빔밥 양념장 : 간장 1큰술, 고추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맛술 1/2큰술, 물 1큰술, 설탕 1작은술, 올리고당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
  • 만드는 법
    1. 1 해감을 마친 꼬막은 찬물에 바락바락 문질러 맑은 물이 나오도록 씻어주고 물기를 빼서 준비한다.
    2. 2 끓는 물에 천일염을 1~2큰술 넣고, 꼬막을 넣어 한쪽 방향으로 저어가며 삶는다.
    3. 3 끓는 물에 넣어 2분 정도 삶다가 꼬막이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찬물을 1컵 더 붓고 2분 정도 더 삶아 바구니에 바쳐 쏟아둔다.
    4. 4 한 김 식혀 살을 발라내고 찬물에 한 번 헹궈 물기를 짜둔다.
    5. 5 썰어둔 미나리와 쪽파, 홍고추, 청양고추를 꼬막살에 넣고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
    6. 6 밥에도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 비벼준다.(간에 따라 생략 가능)
    7. 7 비벼둔 밥을 담고 위에 버무린 꼬막과 채소를 올려 담아낸다.
나만의 색을 입힌 컬러링 레시피
꼬막비빔밥을
예쁘게 색칠해 보내주세요!


[ 컬러링 레시피 이벤트 ]

  • 나만의 색을 입힌 예쁜 컬러링 레시피를 촬영해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 사진 마감 : 2019년 2월 15일
  • 보내실 곳 : webzine@nhis.or.kr (사진은 1MB 이상의 크기로 보내주세요. 보내실 때에는 성함,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 꼭! 적어 보내주세요.)
  • 지난호 당첨자 명단
    김아라 광주 광산구    전신영 경북 청송군    박노향 원주 서원대로    강휘빈 부산 금정구    현예진 경기 양평군   
    옥치도 경남 사천시    김은선 수원 장안구    손지숙 경기 수원시    강기동 강원 춘천시    오진영 서울 양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