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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 사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명절증후군
명절증후군
[명절증후군]
명절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증상으로 실질적으로는 두통, 소화불량, 피로감, 무기력증, 불안감, 우울감 등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장기간의 귀향 과정, 무리한 가사노동 등 신체적 피로와 각종 차별, 부담 가는 질문 등 정신적 피로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물론 명절동안 일을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기혼 여성들이 주요 타겟이지만 최근에는 학생, 미혼자, 노인 세대 등 전 세대, 전 연령층에서 고루 확대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적 명절 문화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어 문화적 증후군의 하나로도 분석되고 있다.

사회 변화에 따라 우리의 명절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명절만 되면 공항이 붐비고 명절 상차림을 판매하는 곳도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만 있다는 독특한 증후군, 명절증후군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기혼여성 81%, 남자들의 74%가 명절 스트레스를 겪는다. 명절이 지나면 이혼율도 급증한다.
지난해만 해도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동안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 신청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평균 이혼신청 건수의 약 2배나 된다.
즐거운 명절에 대체 어떤 일이 벌어져서 이런 결과들이 나오게 된 걸까?

핵가족 시대 명절증후군

과거, 부모 세대가 느끼던 명절과 현대, 젊은이들이 느끼는 명절은 아예 그 의미가 달라졌다. 평소에 잘 먹지 못하고 힘들었던 시기, 명절은 모처럼만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 유교적 전통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는 차례 또한 중요해서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가사 노동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혹은 즐겁게 해낼 수 있는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는 유교적 의식이 많이 흐려졌고 핵가족이 확산돼 이런 명절문화가 다소 버겁게 느껴지고 있다. 세대간의 충돌도 심화되었는데 고부간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성장 배경과 사고방식이 다른 두 세대가 가치를 공유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다. 대가족 사고방식의 시어머니와 핵가족 사고방식의 며느리가 소위 주도권을 갖기 위해 다투는 형상이라고 할까? 문제는 이런 고부간의 갈등이 부부간의 갈등으로 확대되어 명절이 지나면 종종 이혼 신청 사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잔소리로 시작되는 명절증후군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주부 외에도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대학입시생, 미혼 청년들 등 많은 사람들이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명절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안부를 묻는답시고 당사자의 고민이나 상처를 들쑤셔 놓는 사람들. 그러나 민감한 문제들이 들춰진 사람들은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게 되고 나아가 신체 통증 등의 증상까지도 겪게 된다. 안부를 물을 때도 역지사지, 서로가 입장을 바꿔놓고 먼저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다.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

명절을 지내는 방법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조금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족 내 긴장을 없애고 분위기를 전환하기 바란다면 음식 준비 시간을 줄이고 함께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을 해보자. 그리고 짧게 짧게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다. 각각 다른 가족 문화 속에 살았기 때문에 모두가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말 한마디를 건넬 때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여 건네고, 서운한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가족간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힘들었다면 충분한 휴식을 하고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자. 간단한 쇼핑을 하거나 음악 감상, 근교 나들이 등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울증, 짜증 등 심리적 변화가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하도록 하자. 가벼운 명절증후군은 전후 2~3일 내에 나타났다가 지나면 없어진다. 그러나 만약 이런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설에는 서로 서로를 배려하여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기를, 혼자만 힘든 사람이 없기를, 모두가 행복한 명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노부부의 명절증후군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노부부의 경우이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와 시끌벅적 시간을 보내는 것도 2-3일. 그 시간동안 가사에 시달리다보면 아프기 쉽다. 또한 가족들이 다 가고나면 남은 부모들은 공허함에 쉽게 우울해지기 쉽다. 모여 있을 때는 적절한 가사 분담, 가고 나면 스스로 밖으로 나가 기분 전환을 하도록 하자. 자식들의 배려도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돌아간 후에도 전화 등을 통해 안부를 자주 묻고 부모님이 일상생활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글 : 신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