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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관통한 목소리 노래하는 직업인

가수 황치열

가수 황치열은 기나긴 무명생활 끝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KBS <불후의 명곡>, 중국판 <나는 가수다>를 거쳐 명실상부한 글로벌 가수가 됐다. 지금도 재야에는 자신보다 뛰어난 노래꾼들이 너무나 많다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 모든것을 이룬 것은 오로지 그의 목소리와 가창력, 그리고 푸근하고 겸손한 그의 인품 때문이라는 것을.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는 모두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가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던 그의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촬영과 촬영 사이, 잠시 짬을 낸 그와 나눈 이야기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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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활동 시작과 근황

Q. 올해부터 조금씩 한국에서 활동영역을 넓혀가시는 것 같아요. 매우 바쁘게 지내고 계신데 근황이 궁금합니다.

중국 <나는 가수다(이후 나가수)> 방송이 끝나고 운 좋게 <불후의 명곡> 토크대기실 MC 제의가 들어왔어요. 저에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불후> 덕분에 제가 중국판 <나는 가수다>에 나가게 됐거든요. <불후> 영상이 돌면서 중국 방송 관계자 분들이 보시고 연락을 하셨던 거에요. 그런 친정같은 프로그램에 제가 MC를 맡게 되니까 기분이 굉장히 색다르더라고요. 또 예능 프로그램도 나가고 있고, 5월에 발표 예정인 앨범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가수 황치열과 노래

Q. 오랜 무명시절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가 됐습니다. 무명시절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제일 힘든 건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는 거에요. 내가 하고자 하는 꿈들이 조금씩 소멸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럴 때 슬럼프가 오죠.
두 번째로 힘든 건 생활고가 왔을 때. 그때 많이 흔들려요. 그리고 마지막은 주변 사람들, 가족이나 지인들이 “이제 그만해라, 안된다. 이때까지 해서 안된 거면 안된 거다”라는 말을 할 때가 와요. 무엇보다 주변에서 그렇게 이야기할 때가 제일 힘들죠.

Q. 포기하고 싶은 순간, 가장 힘이 되어준 것은 무엇이었나요?

그때 저에게 힘이 되어준 건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 온 친구들, 친한 형, 동생들이었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나눈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행복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음악에 또 더 몰두할 수 있었고, 음악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 친구들은 저라는 인간, 황치열에 대한 모든 것을 좋아해줬어요. 제가 풀 죽어 있으면 “우리 치열이 너는 다 되니까!” 하면서 추켜세워줬죠. 그런 좋은 기운을 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고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노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정말 미지의 세계에요. 계속 궁금한 게 생겨요.
도를 닦는 것처럼 닦으면 닦을수록 끝이 없어요. 하면 할수록 부족한 부분이 보이니까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감, 의지가 있었죠.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할수록 극복해나가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내가 꼭 해내리라!’ 이런 마음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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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침내 국내를 너머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된 소감은?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운이 좋았고, 모든 것이 감사해요. 아예 무명이었던 솔로가수가 갑자기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려지고, 또 중국에서 직접 캐스팅 제의 들어오고,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들 하셨어요. 저는 이 모든 것이 <불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무대에 서지 못한 저를 매회 경연을 펼치면서 진짜 가수로 만들어준 프로그램이죠. 중국에서도 내로라 하는 가수들과 맞붙을 수 있도록 강단을 키워준 것 같아요.

Q. 특히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자랑 타임인가요?(웃음) 일단 제가 아예 중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갔기 때문에 인사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인사했어요. 무대에서도, 무대를 내려와서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제작진과 관객, 또 시청자를 향해서도 늘 꾸벅꾸벅 고개 숙여 인사했어요. 그것밖에는 달리 ‘제 노래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마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아! 그리고 목소리가 얼굴과 다르게 허스키하게 나오는 것도 신기해 하셨어요. 또 모국어도 아닌 중국어로 매번 다르게 무대를 준비하는 것도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Q. 가수로서 황치열 씨의 가장 큰 매력, 자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인간적이고 친근한 가수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요? 목소리가 굵고 허스키해서 성격도 어둡고 우울할 줄 알았다는 분들이 많은데 막상 보니 털털하고 장난기도 많은데다 구수하게 사투리도 쓰잖아요. 그런 반전매력? 의외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를 포장하거나 근사하게 꾸미고 싶지 않아요.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긴 무명생활 덕에 일찌감치 제가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달은 것도 약이 된 것 같고요.(웃음) 전 그저 노래하는 직업을 가진, 가수라는 직업인일 뿐이니까요.

Q. 노래를 부를 때는 어떤 점에 가장 신경 쓰시는지 궁금해요.

곡마다 가지고 있는 가사의 힘이라는 게 있는데 제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가사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왜 이렇게 써졌을까, 작사가가 무슨 마음으로 썼을까 생각하는 거에요. 또 무대에 오를 때는 조금 다른데요. 경연같은 경우 너무 잔잔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거든요. 그래서 편곡이나 퍼포먼스, 노래의 강약 등 전체적인 흐름과 균형을 생각하죠.

Q. 발라드, 록, 댄스까지 두루 선보이고 계신데요. 음악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혹은 새롭게 선보이고 싶은 모습이 있는지요?

맞아요. 댄스, 록 등 정말 많은 걸 시도했어요. 저는 제가 춤을 출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보시는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 내가 춤추면서 노래를 할 수 있구나!’
한 거죠. 그런데 경연 위주로 하다 보니까 편곡 스타일이 좀 센 편이었어요. 발라드라 하더라도 확 터뜨리는 노래들 위주였죠. 그래서인지 앞으로는 ‘광화문연가’ 같은 잔잔하면서도 가슴에 쿡 박히는 음악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들었을 때 강렬하지 않아도 깊은 울림이 있는 노래들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힘을 빼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물론 지르는 곡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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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응원의 메시지 덕분에 제가 더 이를 꽉 물고 활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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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중들에게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신지요?

희망의 아이콘?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제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어요. 누군가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주부고 학생인데, 일상이 버겁고 무료했다. 그런데 황치열이 기어코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힘이 됐다’는 이야기. 또 아직 무명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가수들이 저로 인해 다시 달릴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들. 제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응원의 메시지 덕분에 제가 더 이를 꽉 물고 활동했어요.

건강관리

Q. 각종 예능에 출연 중이시고, 또 틈틈이 노래 연습도 하실 텐데요. 건강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우선 제일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건 목 관리에요. 노래를 하는 사람이니까 목이 메마르지 않도록 물을 수시로 마셔서 늘 촉촉하게 유지하고요. 수면도 중요해요. 충분히 자야 하는데 그건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잘 때는 수건으로 목을 감싸고 마스크를 꼭 끼고 자요. 처음엔 조금 고통스러운데 그것도 익숙해지니까 괜찮아요.

Q. 운동을 꾸준히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운동을 주로 하시나요?

지금은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기구로는 못하고요. 맨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어요. 팔굽혀펴기나 물구나무서기 같은것 위주로요. 사실 운동을 좋아하는데 너무 무리하게 하면 노래하는데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가볍게 하고 있어요.

Q. 스트레스가 쌓일 때 나만의 해소법이 있다면?

좋아하는 걸 막 찾아봐요. 막상 사는 건 오래 걸려요. 예전에 TV를 하나 사는데 1년 걸린 적도 있어요. 계속 마트 가서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가격이 언제 떨어지나 아이쇼핑을 계속 하는 거에요. 스트레스를 다른 스트레스로 해소한다고 할까요?(웃음)

Q.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황치열 씨의 활동을 기대하고 있어요.

거의 10년만에 앨범이 나오는데요. 이번 앨범 이후로도 꾸준히 앨범을 낼 거에요. 제 이름으로 된 노래를 계속해서 들려드리고 싶어요. 다행히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고요.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음악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죽을 때까지 노래하는 게 목표에요. 그러기 위해서 틈틈이 예능에도 출연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드리는 것도 저의 의무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제라도 저를 찾아주신다면 몽땅 보여드리겠습니다! •

글 : 백아름 기자
사진 : 최병준 (Mage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