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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건강보험과
함께 할거에요”

홍보대사 임현식

14년째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임현식.
초창기 홍보대사 활동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세월이 어제처럼 선명하다는 그는 처음 공단과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자택인 경기도 양주시 장흥의 넓다란 한옥집에서 건강보험 40주년 기념 인터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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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현식의 근황

Q. 지난 해 바쁘게 보내셨는데 건강은 어떠세요?

2016년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SBS 드라마 <대박>을 오랫동안 찍었고, 그 후엔 여름 내내 진짜 더울 때 <비밥바룰라>라는 영화를 9월 중순까지 찍었지요. 내가 여태껏 젊고 늙고를 생각 안해봤는데 그렇게 고되게 드라마와 영화를 연달아 찍고 나니까 생전 아프지 않던 허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연기 인생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휴식을 갖고 있어요. 오라는 데도 마다하고 들어오는 작품도 고사하면서 딱 6개월만 제대로 쉬어보려고요.

Q. 그럼 쉬는 동안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집에서 일도 하고 격조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보내고 있어요. 시골에는 괜히 할 일이 많아요. 앞마당 뒷마당 괜히 왔다 갔다 해야 되고, 나가서 개들 밥도 줘야 되고, 한번씩 만져도 줘야 하고요. 또 빈 곳에 뭐라도 심고 수확을 해야지 그냥 놀리고 있거나 잡초에 우거지게 만든다든가 그럼 죄의식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고추도 심고 배추도 심고 이것저것 농사도 짓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쉬는 것도 아니네? 제가 딸만 셋인데 주말에는 사위랑 손주들 불러서 같이 수확해서 삼겹살도 구워먹고 그렇게 재미있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Q. 마당에 있는 개들은 언제부터 키우셨나요?

두 마리가 다 리트리버인데 한 쌍은 아니야. 묶여 있는 수컷은 코난이라고 이제 갓 1살 됐고, 마당에 풀어져서 누워있는 개는 장금이, 15살. 내가 드라마 <대장금> 할 때 데려왔지요. 그래서 장금이라고 지었어. 이제 죽을 때가 다 돼서 아무리 좋다는 걸다 먹여도 힘도 없고 저렇게 그냥 누워있어. 그래도 내가 부르면 쪼르르 온다고 저게. 나는 장금이를 “할멈”이라고 불러요. 쟤는 나한테 “영감” 그러지. 이제 저거 갈 때 돼서 큰일이야, 나는.

Q. 올해 개봉하는 영화 <비밥바룰라>는 어떤 영화인가요? 선생님 캐릭터는 어떤 역할인지 궁금해요.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 세 명이 각자 살 길 찾아 흩어졌다가 늘그막에 다시 함께 인생을 즐겨보자며 모여서 이런저런 에피소드도 만들고 그래요. 나는 고향에서 이발소를 하는 이발사야. 쓸데없는 바람기가 있어서 할머니들하고 미팅을 주선하고 그러면서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어가는 역할이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스스로도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보게 됐어요. 우리가 좀 재밌게, 다르게 늙어보자며 으싸으싸 하지만 그것도 뭐 그날 하루뿐이고. 어떻게 하면 보람 있게 늙어볼까 생각은 해도 거기에 대한 해답은 없어. 노인의 삶이라는 게 그렇게 즐거움을 찾고 뭔가 남다른 늙은이처럼 살아보자 해도 결국은 자기네들의 삶이 인식하고 사는 그런 카테고리 안에서 살아가고 생을 마치고 할 뿐이라는 거지. 말하자면 뭐 어쩐다고 해도 죽을 때는 그저 바람처럼,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듯 인생사가 그렇다 이런 영화에요.

Q. 같이 출연한 배우 분들과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신구 씨, 박인환 씨와 함께 찍었었는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 다들 또 프로들이잖아. 그러니까 연기에 대해서는 뭐 서로 캐릭터를 구축해가면서 만들어가는 거고. 두 달간 안동에서 배우랑 제작진이 거의 같이 살았거든요. 안 친해질래야 안 친할수가 없었지. 촬영 끝나면 모여 앉아서 술도 한 잔씩 하고 그러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즐거웠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대사 임현식

Q. 공단의 첫 번째 홍보대사로 14년 동안 함께 해오셨습니다.

올해로 14년째네요. 내가 정확히 기억을 하는 것은 내 처가 돌아가신 해였기 때문이에요. 당시 아내가 교사 생활을 하다가 퇴직을 하고 한 1년 정말 열심히 살았어. 내가 어떤 예능에 출연하고 건강검진권을 주길래 아내에게 주고 아내가 그걸로 병원에가서 검사를 받아봤지. 그런데 폐암 4기인거야. 증세도 없이 말이지, 우연히 하는 건강검진에. 나 그런 경우는 처음 봤어. 정말 기가 막히더라고. 그리고 투병생활을 8개월 반을 하고 가셨어.
그런 큰 일이 있기도 했고, 내가 병원에 기부를 하기도 했고요.
뭐 그런 저런 이유로 공단에서 나한테 조심스럽게 홍보대사를 제의해왔어요. 그렇게 처음 인연이 되었지요. 지금은 내가 늙어서 장기요양보험 홍보대사야.

Q. 공단 홍보대사로서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은데 어떤 점을 자주 이야기하시나요?

1년이면 3~4회 정도 걷기대회에 참석해요. 거기서 사람들에게 꼭 하는 말은 “열심히 걷기대회에 참여하고 기분 좋게 살면서 되도록이면 병원에 가지 말고 살아보자”는 거에요. 우리가 사실 병원 신세를 너무 많이 지잖아요? 평소에 건강을 챙기면 병원에 덜 가지 않을까 싶어요. 행사 때뿐 아니라 주변에도 자주 그렇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Q.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인연을 맺어오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14년째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지만 참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우리 국민 건강을 위해서 나름대로 홍보대사로서 열심히 활동해주었고 공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살다가 돌아가셨구나’ 할 때까지 끝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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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우리 국민 건강을 위해서 나름대로 홍보대사로서 열심히 활동해주었고 공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살다가 돌아가셨구나’ 할 때까지 끝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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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의 연기생활

Q. 평생 배우로 살아오신 몇 안 되는 분입니다. 이렇게 오래 연기생활을 하신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배우는 상상력도 풍부해야 되고 지적인 수준을 많이 갖춰야 돼.
그러려면 많은 독서가 필요해요.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독서를 바탕으로 마련된다고 생각해요. 나는 대학 시절에 한국문학전집을 통째로 사서 완벽하게 읽고 완벽하게 감동을 받았어요. 나는 그 작품들이 내 삶과 또 내 연기생활에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인을, 그 정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지요.

Q. 선생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또 함께 일한 동료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으신가요?

나는 작품에서 크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어떤 장면을 맡겼을 때 책임지고 그 장면을 해결해주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것이 나를 믿어주고 배역을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늘 철저하게 준비돼 있어야 하지요. 나는 아직도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이 언제 어떻게 제 연기에 녹아 들어서 나올지 모르니까요. 대중들에게는 즐거운 이미지를 가진,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배우였다고 기억되고 싶어요.

Q. 배우들은 촬영에 돌입하면 건강관리가 쉽지 않잖아요? 그럴때 선생님께서 ‘이것만은 꼭 지켰다’ 하는 부분이 있나요?

건강관리 힘들지. 나는 건강을 잘 못챙긴 사람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늘 일이 많았기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항상 피곤한 상태에서 일을 했거든. 그러나 챙겨먹는 건 열심히 챙겨먹었어. 그리고 사극을 많이 하다 보니까 짚신 신고 저 높은산까지 올라 다니고 하니까 저절로 운동이 됐던 것 같긴 해요. 기본적으로 나는 가만히 있는 성미는 못돼. 그래서 늘 스트레칭하고 몸을 움직이지. 그게 나의 건강관리법 아니었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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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

Q.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대중들이 많아요. 추후 계획하고 계신 일은?

3월까지는 아무 것도 안하고 이렇게 주변을 돌보면서 살 거에요. 아마도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아직 약속된 작품은 없지만 3월 이후에 또 나를 찾아주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달려 가야겠지요? 그 전에는 환경지킴이 활동을 좀 해볼까 해요. 대단한 건 아니고 주변 지인들과 가까운 하천 같은데 다니면서 다리 밑에 청소도하고 쓰레기도 줍고 하는거지. 하천이 예전 같은 낭만이 없어졌어. 하천이 아니라 쓰레기장 같아. 늘 보면서 안타까웠거든요. •

글 : 백아름 기자
사진 : 최병준 (Mage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