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증이란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거나 조금만 두려워해도 될 대상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것을 말한다.
그 종류도 정말 많다. 동물, 물, 천둥, 높은 곳, 피 등은 물론이거니와 청소기, 모서리, 긴 단어 등 다양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공포증의 대상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해를 끼칠 수 없는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매우 위험한 자동차, 담배에 대해서는 공포증이 잘 생기지 않는다.
생각해보라. 아이들은 뱀을 보고 놀라지만 정말 위험한 자동차를 보고는 놀라지 않지 않는가!
우리는 흔히 즐거움을 추구하고 두려움을 피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가만히 보면 사람들은 두렵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두려움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서커스에서도 위험해 보이는 공중그네 시간을 가장 기다리고, 등골이 오싹하다고 하면서도 피 튀기는 공포영화를 즐겨 본다.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그뿐 아니다. 1999년 NATO가 세르비아를 폭격할 때 불안장애 전문의 블라단 스타르세비치는 공황장애 환자들의 증상을 폭격 전후로 비교하였다. 그 결과 공중폭격이 있는 동안 환자들은 불안을 더 적게 느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현실적인 위험이 병적 불안을 오히려 감소시키다니! 즉, 공포증 환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현재의 환경이나 실제적인 위험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생후 5~7개월이면 두려움을 느낀다. 주로 천둥소리와 같은 큰 소리, 높은 곳, 어둠, 그리고 낯선 사람 등을 두려워한다. 이는 타고난 것이다. 특히 부모로부터 떨어지는 경험이야말로 가장 흔한 두려움의 원인이다. 하지만 대부분 두려움의 대상은 태어난 후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학습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뱀을 한 번도 보지않고 실험실에서 자란 원숭이는 뱀을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