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눈물을 흘리면서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다.' 프랑스 속담이다. 눈물 없이 벗기지 못하는 것이 양파인 것처럼, 눈물 없이 살아낼 수 없는 것도 인생이다.
양파 껍질을 다 벗기면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고, 인생도 언젠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될 때가 반드시 온다. 콩알보다도 작은 양파 뿌리가 삼동을 견디고 그토록 크기까지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렸을까. 그 맛을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에게 혈관의 병이 적은 것은 모두 양파 덕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양파는 건강을 지켜주는 채소다. 사과도 그렇지만 '하루에 양파 한 개씩을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영국 속담과도 맥이 상통한다.
양파만큼 어떤 요리에나 잘 어울리고, 기르기 쉬운 작물도 드물다. 젊은 시절 네덜란드에서 식물영양학 공부를 할 때, 홀아비의 머리를 제일 무겁게 만드는 것이 저녁을 때우는 일이었다. 그때 '양파고기볶음'이 자주 등장했다. 프라이팬에 고기와 썬 양파를 마구잡이로 넣어 볶고, 감자를 삶아 함께 먹는 원시 메뉴였다. 그래도 질리지 않고 영양실조에도 걸리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양파 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