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녀들의 로망이었던 소설 <작은 아씨들>이 동명의 드라마로 찾아왔다. 소설보다 더 가혹한 현실 속에서 더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세 자매와 함께. 드라마 속 막내 인혜의 심장병은 세 자매가 겪는 위기의 시발점이다. 자매들처럼 병원비로 인해 검사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 심장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대해 알아보자.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방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이유는 동명 소설에 대한 향수도 작용했지만, 정서경 작가가 참여한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의 각본을 공동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각본을 쓴 첫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속 가난하지만 평범한 세 자매의 일상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돈 세는 걸 좋아해 경리로 일하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온 가족이 내일 걱정 없이 보드라운 이불을 덮고 자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첫째 딸 오인주(김고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부자 아빠를 둔 친구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권력 있고 돈 많은 사람에게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는 기자가 된 둘째 오인경(남지현), 놀라운 미술 재능으로 아름다운 뭔가를 이뤄내고 싶은 꿈을 가진 막내 오인혜(박지후). 세 자매의 삶에 균열이 발생한 건 첫째 인주에게 어느 날 갑자기 20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생기면서부터다. 인주는 직장동료인 화영이 남긴 회사 비자금 20억 원으로 꿈에 그리던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지만, 둘째 인경은 부적절한 돈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두 사람의 의견 대립에 마침표를 찍은 건 다름 아닌 막내 인혜다. 갑자기 쓰러진 인혜, 알고 보니 유전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 인주와 인경은 출처가 불분명한 20억 원을 인혜의 수술비로 사용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그들의 인생을 예상치 못한 위기로 몰아넣는다. 만약 인혜가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의 검사를 통해 심장질환을 미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2021년 9월부터 심장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검사가 가능해졌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다행히 드라마는 이 모든 일을 꾸민 박재상(엄기준), 원상아(엄지원)의 비리와 부패를 세상에 끄집어내고 세 자매 모두 꿈을 향해 성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021년 이전까지는 심장 초음파 검사 시 4대 중증질환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2021년 9월부터 진료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심장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1회) 및 경과 관찰이 필요한 경우(연 1회)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게 됐다. 대상이 되는 심장질환 종류 역시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심부전, 부정맥, 심근심낭염 등으로 광범위하다.
일반 경흉부 초음파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보험적용 이전 평균 약 24만 원에 달했지만 보험적용 이후 본인부담금이 입원 시 2만 9,720원, 외래 8만 9,100원으로 낮아졌다. 전문 경흉부 초음파 검사는 평균 29만 원을 넘었지만 보험적용 이후 본인부담금이 입원 시 4만 3,340원, 외래 13만 원으로 낮아졌다.
급여 인정 횟수를 초과하면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를 적용하지만, 19세 미만인 경우 횟수 제한 없이 급여로 인정한다. 선천성 심장 이상은 검사 필요성이 높고 자가 증상호소가 어려워 횟수 제한 시 치료 적기를 놓칠 위험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오남용 우려가 적은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러니까 현실 속 인혜라면 건강보험을 통해 조기에 선천성 심장 이상을 진단받고, 횟수 제한 없이 경과 관찰을 위한 심장 초음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인혜의 심장질환을 알게 된 세 자매는 자신의 것이 아닌 돈을 사용하며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