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비(非)해산물파도 갈치만은 예외로 두는 경우가 많다. 생선 특유의 비린 맛이 덜하고 살코기가 담백해 남녀노소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육식성인 갈치는 늦가을까지 활발한 먹이 활동으로 몸집을 불린다. 살과 기름이 절정으로 올라 맛이 좋은 갈치를 가을 밥상에서 만나보자.
눈부신 은빛 자태를 뽐내는 갈치는 몸이 홀쭉하고 길며 마치 칼과 같이 생겼다 하여 ‘칼치’나 ‘도어(刀魚)’라고 불린다. 갈치는 우리나라 동해, 서해, 남해를 모두 오가며 서식한다. 7월은 갈치의 산란철이라 금어기를 통해 보호하고 있다. 산란기를 마친 갈치는 월동에 대비하기 위해 늦가을까지 왕성한 먹이 활동을 펼친다. 덕분에 우리도 가을에는 통통한 갈치를 맛볼 수 있다.
육식성인 갈치는 오징어, 정어리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으며, 배가 고프면 자신의 꼬리나 동족의 꼬리를 뜯어 먹는 난폭한 습성도 있다. 이런 습성 때문에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도 생겨났다. 한 몸처럼 친한 사이에 싸움이 발생했을 때 쓰는 속담이다.
갈치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 도움을 준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등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이중 곡류에 부족한 아미노산인 라이신은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식생활의 영양적 균형을 도와준다.
또한 갈치는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불포화지방산 DHA와 EPA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계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국산 갈치 어획량이 줄고 가격이 높으니 점차 다양한 종류와 국적의 갈치가 판매되고 있다. 먼저 국산 갈치 중에서는 은갈치와 먹갈치가 있다. 은갈치는 낚싯바늘이나 연승으로 낚아 갈치가 은비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먹갈치는 저인망 그물을 깔아 잡기 때문에 조업량은 월등히 많지만 그만큼 수많은 갈치가 뒤엉켜 비늘이 온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거무튀튀하다고 하여 먹갈치라고 부른다.
수입산과 국산 갈치는 눈알 색깔과 지느러미 색이 다르다. 국산 갈치는 어획할 때 눈알이 투명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주 연한 노란색을 띠기도 한다. 이빨은 날카로우나 작은 편이고 지느러미는 은색이며 선도가 좋을수록 푸른빛이 살짝 돈다.
일본산을 제외한 인도네시아, 세네갈,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산 갈치는 남방갈치로 어획 당시 눈알이 연노랑이었다가 냉동과 해동을 거치면서 진노랑을 띤다. 이빨이 국산 갈치보다 크고 날카롭다. 지느러미 역시 국산보다 더 진한 노란색을 띤다.
①
멸치, 다시다로 육수를 낸다.
②
육수에 감자와 무를 큼직하게 잘라 넣고 끓인다.
③
감자와 무가 반 정도 익었을 때 만들어둔 양념장과 손질된 갈치를 넣고 조린다.
④
갈치에 양념이 배고 국물이 자작하게 조려지면 양파를 넣고 끓인다.
⑤
양파가 익으면 대파와 고추를 잘라 올리고 한소끔 더 끓여 낸다.
* 양념장:
된장 1/2T, 소주 1T, 간장 2T, 다진 마늘 1T, 설탕 1T, 고추장 1T, 고춧가루 2T (손질 갈치 1마리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