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에 의해 기억력, 언어능력 등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그 자체로 ‘단일 질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치매 치료제는 말기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켜 환자의 기능 저하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사용되고 있다. 치료제는 시간이나 용량 등 증상에 따라 꼭 지켜야 할 여러 주의사항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의 상담이 필요하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뇌가 손상돼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가 있으며 그 외에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등의 이상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대뇌 피질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행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 안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서히 신경세포가 죽거나, 갑자기 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죽게 되어 발생한다. 흔히 건망증을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망증은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진 상태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비롯해 언어능력, 시공간을 파악하는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하므로 환자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치매 초기에는 최근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력 감퇴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장기 기억력 감퇴를 동반하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일도 어려워진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되면 주변 사람이나 자녀, 배우자처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점차 지남력(시간, 장소, 상황 등을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들은 말을 하는데 단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사물이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 언어 장애를 겪게 되는데, 이러한 실수가 계속됨에 따라 말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또한 치매의 종류나 심각도에 따라 판단력, 추상적 사고력, 공간구성력, 계산력 등 다양한 고등인지 기능도 손상될 수 있으며 망각, 환각, 우울증, 불안증세 등의 정신적 변화도 나타난다.
현재 치매 치료는 근본 원인을 해결한다기보다 증상이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에 가깝다. 치매 치료 약물로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 두 종류의 인지기능 개선제를 사용하고 있다. 아세틸콜린은 뇌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다. 치매 환자의 뇌는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돼 아세틸콜린 결핍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가 발생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이러한 아세틸콜린 분해를 막아 뇌에서 사용 가능한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NMDA 수용체 길항제는 글루타메이트가 작용하는 NMDA 수용체의 비정상적 활성화를 억제해 뇌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하고 병의 진행을 막는 데 작용한다.
치매 환자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작용 여부 및 심각도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는 충분히 인지하고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hEI)
오심, 구토, 설사, 식욕감퇴, 복통과 같은 소화계통의 부작용이 일반적이며 약물 증량을 천천히 하거나 감량 후 다시 증량하면 부작용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에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의 성분이 있다.
1) 도네페질 (Donepezil)
도네페질은 경등~중등도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 치료에 사용된다.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1일 1회 용법이 가능하고 보통 취침 전에 복용한다. 불면이나 생생한 꿈 등의 수면장애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취침 시가 아닌 주간으로 바꿔 투약할 수도 있다.
2) 리바스티그민 (Rivastigmine)
리바스티그민은 경등~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과 관련된 치매 증상 치료에도 사용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에 의해 바로 대사되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 한 번 부착하는 패치용 제제가 있어 많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순응도가 낮은 노인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3) 갈란타민 (Galantamine)
갈란타민은 아세틸콜린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작용뿐 아니라 니코틴 수용체에도 작용해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경등도, 중등도의 알츠하이머 치매에 사용되며 초기 용량은 1일 1회 8mg으로 4주 동안 투여한다. 1일 1회 아침 식사 직후 투여하는 것이 좋다. 약은 씹거나 분쇄하지 말고 적당량의 물과 함께 그대로 삼켜 복용한다.
NMDA 수용체 길항제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 치매에 사용한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어지러움, 두통, 변비, 졸림, 고혈압, 호흡곤란, 간기능 검사 수치 상승 등이 있다. 흔하지 않게 혼돈, 환각, 보행장애, 심부전, 정맥혈전 색전증, 구토, 피로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1일 최대 용량은 20mg이며, 이상반응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처음 3주간에 걸쳐 주당 5mg씩 증량해 유지용량에 도달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