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손 바느질을 즐겁게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손바느질 매력에 빠지다

그날은 할인마트에 갔다가 한쪽 코너에서 다양하고 예쁜 색실을 발견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색실과 함께 바늘까지 몇 개 사 왔다. 나이 들수록 취미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지만, 막상 새로운 취미를 가지려니 뭐가 좋을지 선뜻 내키는 것이 없었다.

그러던 참에 색실을 보니 어릴 적 엄마가 베갯잇에 수를 놓으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는 솜씨가 좋아 손바느질로 못 만드시는 것이 없었다. 하얀 천에 곱디고운 색실로 꽃, 병아리, 덩굴 등을 수놓아 그림을 그린 듯 예쁘게 만드시곤 했는데, 엄마의 자수 솜씨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가 수를 잘 놓으셨으니 나도 수를 잘 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집에 오자마자 흰 천을 꺼내 기억을 더듬으며 꽃 모양 수를 놓기 시작했다.

역시나! 모양이 찌그러지고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주 쉬운 가로세로 줄무늬 자수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생각지 않게 너무나 재미있었다. 색실을 바꿔가며 수놓은 가로와 세로 일자 점선만으로도 예쁜 무늬가 생기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점점 더 재미를 느껴 자수 책을 찾아보니 내가 수놓은 가로세로 줄무늬가 일본의 사시코 자수와 닮아 놀랐다.

지금은 책까지 사서 차근차근 보고 배우며 컵받침, 방석커버, 손수건, 행주 등에 수를 놓고 있는데, 남들은 웃을지 몰라도 창작의 기쁨이 이런 거구나 싶은 마음마저 든다. 하루 30분 정도 음악을 들으며 수놓는 시간이 나에게는 소확행의 순간이다.

박난희

꽃을 가꾸는 꽃손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은 몸도 피곤하지만 마음도 무겁기만 할 때가 있다. 가끔은 나와 의견이 다른 동료들에게 내 주장만 옳다고 우겨댔던 것 같아 후회스럽고, 더러는 지나친 아첨이나 아부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발걸음이 천근만근이 된다. 얄궂게도 꼭 그때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눈앞에서 휭 지나간다. 아이고, 저 버스를 탔더라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졌을 텐데….

하루는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뜨거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것이 싫어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가로수 밑에 예쁘게 피어난 빨간 접시꽃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접시꽃이 구부러지지 않게 누군가 꽃대를 가로수에 끈으로 살짝 묶어놓았다. 세심하게 꽃을 가꾸고 지킨 그 손길은 아마도 ‘꽃손’일 거라 생각하며 접시꽃을 보고 있자니 피곤하고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지면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어떤 가게 앞에는 넓고 큰 함지박에 천사의 나팔꽃을 심어놓았는데 진노랑 꽃송이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천사의 나팔꽃은 탐스럽고 예쁘며 향기도 좋았다. 피곤한 마음 풀고 가라고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그 꽃들을 보려고 며칠째 부지런을 떨면서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꽃을 가꾸는 나이 지긋한 꽃손들이 있었고 그 주위를 깨끗하게 치우는 젊은 미화원이 있었다. 내 주위에는 나의 좁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소중한 꽃손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꽃손들과 오랫동안 함께 어우러져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꽃길을 걷는다.

전혜향

꽃이 활짝 핀 숲길을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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