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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알아보는 우울증의 건강보험 적용 혜택

지금 당신의 마음은 건강한가요?

우울증으로 울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우울’이라는 감정은 행복이나 즐거움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스스로 견딜 수 있는 ‘우울감’과 혼자서 극복하기 어려운 ‘우울증’은 다르다. 우리가 몸이 건강한지를 점검하듯 자신의 마음과 정신의 건강 역시 돌봐야 한다. 우울증의 건강보험 적용 혜택 확대가 반가운 이유다.

글. 박향아 사진. tvN 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상생활마저 힘들어지는 우울증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다.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을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이야기를 옴니버스라는 압축적 포맷으로 그려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우리 주변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14명의 인물 중에는 우울증으로 생을 포기하려 했던 선아(신민아)도 존재한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의 숫자는 93만 3,481명으로 2017년 대비 35.1% 증가했다. 우울증이 더는 특별한 누군가가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들의 블루스> 4회 속 선아의 모습은 우울증 환자가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커튼 친 깜깜한 방에서 며칠째 누워만 있던 선아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을 때, 그의 몸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에 젖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울증은 단순히 마음이 힘든 ‘우울감’과는 다르다. 식사, 수면, 흥미, 피로도, 신체 통증, 무기력 등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것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이를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가건강검진

문제는 사회적 시선과 편견이다.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우울증을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정서적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드라마 속 선아 역시 “제발 병원 좀 가라”는 남편의 얘기에도 요지부동이다. 무기력으로 일상이 멈추고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태임에도 말이다. 다행히 실패로 끝났지만 자살이라는 극단적 시도까지 하게 된다. 선아가 이렇게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정신과 마음의 건강을 점검하고 초기에 치료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모든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국가건강검진에 우울증 검사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적지 않다. ‘10년에 한 번’ 만 20세, 30세, 40세 등 해당 연령에만 받을 수 있었던 검진도 2021년부터는 ‘10년 동안 1회’로 변경됐다. 이전에는 20세에 검사를 받지 못했을 경우 30세까지 10년을 기다려야 했기에 우울증 조기발견이 어려웠다.

2020년 8월부터는 우울증 선별검사 등에 사용하는 ‘증상 및 행동평가 척도검사’ 수가체계도 확 바뀌었다. 척도별 수가분류를 소요시간별 분류로 개선하고, 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25개 항목으로 구성됐던 기존의 평가 척도를, PHQ-9 우울척도를 포함해 87개 항목으로 확대하고 이들에 대해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 주변의 많은 ‘선아’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우울증으로 생을 포기하려던 선아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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