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컬러푸드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라색 채소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보랏빛 채소의 대표주자인 가지는 식감이 부드럽고 은은하게 고소한 맛을 지녔다. 한데 안타깝게도 그 맛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여름이 다 가기 전, 제철 가지 특유의 풍부한 맛을 즐겨보자.
우리나라에서는 가지를 주로 나물로 소비한다. 그래서 유난히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사실 가지는 나물로만 먹기엔 아까운 채소다. 씹을수록 담백하면서도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나는데, 그동안 갖은양념에 무쳐 먹은 탓에 고유의 맛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특유의 물컹한 식감도 비호감을 사는 이유다. 수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지를 구우면 해결된다. 수분이 날아가 쫀득해지면서 풍미가 터진다. 가지는 이렇게 나물 외에 다양한 조리법으로 먹어야 다채로운 매력이 더 살아난다. 간장을 넣고 살짝 볶아 가지밥을 지어도 좋고 샐러드나 구이, 찜 등 색다른 요리로 즐겨도 손색없다. 가지는 특히 기름과 궁합이 좋은데, 이는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인 리놀산과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E의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가지에는 보랏빛을 내는 색소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막아 항염증,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지방질을 흡수할 뿐 아니라 혈관 속에 쌓이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심장질환과 고지혈증, 고혈압 등에 좋다.
가지는 특히 여름에 섭취하면 더 이롭다. 수분이 많아 땀이 많은 사람과 기초체온이 높은 아이들의 체온을 조절하고 수분대사 기능을 조절하는 데 좋다. 이뇨 작용을 하는 칼륨 성분도 풍부해 몸 안의 열을 밖으로 배출해 준다.
여름 가지와 가을 가지는 수확 시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맛과 식감도 다르다. 여름 가지는 햇빛을 많이 받고 자라 껍질이 두껍고 과육도 단단하다. 수분도 가을 가지보다 적어 열을 가해도 형체를 유지하기 쉽다. 구이나 조림, 볶음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장시간 요리가 필요한 찜 등에도 적합하다.
가을 가지는 수분이 많아 열을 가하면 형체가 무너지기 쉽다. 가을 가지는 부드러움을 살려 튀겨 먹거나 얇게 썰어 절임 요리로 만들어보자.
①
토마토소스 150g과 다진 양파를 10분 정도 볶아 오븐용 접시에 부어준다. 취향에 따라 소고기를 잘게 다져 넣거나 새우를 넣어도 좋다.
②
가지·호박·토마토를 0.5∼1cm 두께로 얇게 썰어 차곡차곡 겹쳐 꽃이 활짝 핀 모양으로 쌓는다.
③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다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180~200℃에서 15분 정도 구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