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평온한 밤을 마구 흩뜨려 놓는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를 헤아리며 견디기엔 잠 못 드는 밤은 너무 길다.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혜택은 ‘밤이 안녕하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정보. 첫사랑과의 이별에 잠 못 들던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 속 최웅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은 혜택이다.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돼 펼쳐지는 청춘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다. 이야기는 열아홉 그해 여름을 강제 기록 당해야 했던 전교 1등 국연수(김다미)와 전교 꼴등 최웅(최우식)의 다큐멘터리가 역주행하면서 시작된다.
10년이 지나 평범한 K-직장인과 성공한 아티스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국연수와 최웅. 어른이 된 두 사람은 다큐멘터리의 역주행으로 다시 한번 촬영 제안을 받는다. 풋풋했던 학창시절을 추억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일까 싶지만, 문제는 이들이 뜨겁게 사랑하고 이미 헤어진 연인이라는 데 있다. 그것도 결코 아름답지 않았던 이별을 해야 했던 구남친과 구여친의 관계 말이다.
드라마는 우여곡절 끝에 카메라 앞에서 또 한 번의 시절을 기록하게 된 두 청춘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잔잔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그 끝에서 비로소 자신의,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깨닫게 된 국연수와 최웅. 이들의 풋풋했던 첫사랑과 이별, 또 한 번의 사랑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했던 ‘그해’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불면증에 시달리는 최웅과 그를 위해 숙면에 좋다는 대추차를 긇끓여주는 국연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드라마 <그해 우리는>.
드라마에는 최웅의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자주 등장한다.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이별. 미움과 원망 여전히 남아있는 그리움이 뒤엉켜 만들어낸 불면증은 내내 최웅을 괴롭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 건강생활 통계정보에 따르면 최웅처럼 수면장애로 진료실을 찾은 인원은 2016년 54만 3,184명에서 2020년 65만 6,391명으로 11만 3,207명 증가했다. ‘밤이 안녕하지 못한’ 이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수면장애를 겪는 많은 이들이 극 중 최웅처럼 수면제 복용을 선택하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곤 한다. 연수가 최웅을 위해 숙면에 좋다는 대추차를 끓여주는 장면은 드라마 속에서는 로맨틱한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수면제나 식이요법에 의존하거나 방치하면 불면증의 만성화를 부추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장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수면장애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가 바로 수면다원검사다. 수면 중 발생하는 뇌파, 안구 운동, 근육 움직임, 호흡, 심전도 등 여러 신체활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검사는 보통 병원에서 하룻밤 자면서 이뤄진다.
2022년 기준 수면다원검사의 수가는 의료기관은 약 64만 1,000원, 상급종합병원은 약 76만 5,000원으로 책정됐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종별에 관계 없이 20%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비용 부담이 낮아졌다. 단, 단순 수면질환자가 아닌, 담당의사가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오늘 밤도 잠들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대추차를 끓이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를 세던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안녕한 밤’을 맞이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