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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유리의 만남 ‘제이시 공방’

반짝반짝 유리 조각을 모아 빛나는 봄을 그려요

스테인드글라스 체험을 한 송파지사 직원들 이미지

(왼쪽부터) 윤가희 과장, 김영실 과장, 박경섭 대리, 서미경 과장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특별한 외출에 나선 네 사람의 마음은 봄바람처럼 살랑인다. 그 설렘을 한 조각 한 조각 붙여 단 하나뿐인 스테인드글라스 소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 손으로 만든 작은 소품 하나로 분위기를 바꾸기 딱 좋은, 봄이다.

글. 박향아 사진. 김재룡

빛과 색의 예술, 스테인드글라스

스테인드글라스 공예는 ‘빛과 색의 예술’이다. 형형색색의 유리가 빛을 만났을 때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저마다의 색을 간직한 채 돋아나는 봄과 닮았다. 송파지사 김영실, 서미경, 윤가희 과장과 박경섭 대리가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 공예를 체험하기 위해 찾은 곳은 원주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제이시 공방. 세월의 결이 녹아 있는 나무, 그리고 햇살을 받아 빛나는 유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테이블 위에 소복하게 쌓인 색색의 유리 조각과 결대로 잘 다듬어진 네모반듯한 나무가 오늘의 준비물. 손안에 가득 담겼던 유리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내는 사각사각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나무를 원하는 색의 유리 조각으로 채워준 후 하얀 시멘트로 고정해주면 완성. 중요한 것은 어떤 색의 유리로 어떤 모양의 모자이크를 만들지 구상하는 일이다.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모양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정해진 도안이 없으니 색색의 유리를 눈앞에 둔 채 고민이 깊어진다.

“지난겨울 훌쩍 떠난 여행에서 만났던 바닷빛이 참 예뻤어요. 그날의 바다와 모래 사이에서 발견했던 예쁜 조개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김영실 과장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나무 위에 보랏빛 조개와 푸른 바다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서미경 과장의 나무 위에는 노란 유리 조각이 하나씩 더해지더니, 봄의 전령인 꿀벌 한 마리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한 이 시간이 꿀처럼 달콤한 추억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유리 조각을 맞춰가는 손길이 한결 더 정성스럽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제작 과정 이미지

서로 다른 조각이 만나 하나의 작품이 될 때

윤가희 과장과 박경섭 대리의 나무에는 예쁜 꽃이 활짝 피었다. 2015년에 만나 6년 동안 연인이었다가 지난해 부부가 된 박경섭 대리는 아내가 좋아하는 튤립을 택했다. 커다란 손으로 작은 유리 조각을 붙이는 세밀한 작업이 어려울 법도 하건만 “직접 만든 선물을 받고 좋아할 아내”를 생각하니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윤가희 과장의 선택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꽃인 장미다. 공방에 올 때만 해도 완성품을 냄비받침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한 땀 한 땀 퍼즐을 맞추듯 유리 조각을 붙이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유리 조각 모양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붙여가는 작업에 생각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햇살이 잘 들어오는 거실에 장식해 두려고요. 햇빛을 받아 빛나는 장미를 볼 때마다 행복해질 테니까요.”

다양한 모양의 유리 조각을 패턴에 맞춰서 잇고 또 이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가는 모자이크 작업. 서로 다른 모양의 유리 조각이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맞아갈 때의 짜릿함은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빈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더 잘 맞는 조각은 없는지 고민하면서 유리를 붙여가다 보니, 겨울 바다의 추억과 봄에 대한 설렘이 담긴 멋진 작품이 완성됐다. 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색색의 유리처럼, 오늘 하루가 오래도록 기억될 빛나는 추억이 되길 바라본다.

스테인드글라스 체험을 한 송파지사 직원들 이미지1

스테인드글라스 체험을 한 송파지사 직원들 이미지2

Mini Interview
제이시 공방 이진희 대표

제이시 공방 이진희 대표 이미지

“나무와 유리가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해보세요!”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제이시 공방은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남편과 유리로 작품을 만드는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부부 공방입니다. 원목공예와 유리공예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정규 수업과 다양한 원데이클래스를 진행 중이니, 나무와 유리가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찾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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