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췌장암은 ‘절망의 암’으로 불렸다. 해부학적으로 신체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데다 진행 속도 역시 빨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혔기 때문. 하지만 췌장암 표준 수술법이 정립되고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5년 생존율이 올라가고 있다.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통해 췌장암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알아본다.
누구나 살아가며 다양한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사랑도 어느 순간 빛이 바래고 서서히 마음이 멀어지기도 한다. 한 시절 좋은 시간을 보냈어도 인연이 다하면 이별이 찾아온다. 마치 한 시즌 뜨겁게 주목받다 철이 지나면 과거가 되어버리는 유행처럼.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영원하지 않은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인연이 다해 찾아오는 이별의 과정을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야기한다. 일 년에 네 차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패션디자이너들은 새로운 디자인을 한다. 오래도록 기억될 ‘클래식’을 꿈꾸지만, 유행은 빠르게 지나가고 한때 ‘핫’했던 디자인도 어느 순간 과거의 스타일로 스쳐 간다. 그러나 지나간 것이 반드시 버려야 하는 과거이기만 한 것일까. 이 작품은 패션디자이너 하영은(송혜교)과 패션 전문 포토그래퍼 윤재국(장기용)을 중심으로, 하영은의 고교 동창인 황치숙(최희서)과 전미숙(박효주)의 삶이 교차되며 다양한 형태의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한다. 녹록하지 않은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겉보기에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던 각자의 삶이 흔들리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특히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전미숙이 췌장암 진단을 받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인간의 삶이란 결국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임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췌장암 진단을 받고 조용히 죽음을 준비 하던 전미숙은 소중한 사람들의 권유에 용기를 얻어 항암치료를 결심한다.
드라마에서 등장한 것처럼 췌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잦다. 복부의 불편감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은 후에는 이미 병세가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조기진단이 어려워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췌장암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항암제 치료를 주로 받는다.
드라마에서는 췌장암 진단을 받은 전미숙에게 세포독성항암제인 아브락산과 항대사약물인 젬시타빈을 병용하는 AG요법을 치료법으로 제시한다. 국제 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CCN)에서는 췌장암 1차 치료에 해당하는 젬시타빈, 폴피리녹스, AG요법 이후에 2차 치료로 오니바이드와 앞서 언급한 약제를 교차 처방할 것을 권고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교차 처방을 하면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았으나, 2016년 2월부터 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요법인 ‘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또한 같은 해 8월부터는 전이성 췌장암 2차 치료제인 오니바이드 역시 급여 혜택을 받게 됐다. 다만 실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젬시타빈 기반 항암요법 이후 진행된 전이성 췌장암 환자 중 암 환자의 일상생활능력 점수를 나타내는 ‘ECOG 수행능력 평가(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Score)’가 0 혹은 1에 해당하는 환자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