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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전성시대’가
열렸다

배우 염정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이른바 ‘염정아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걸. 염정아는 얼마 전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스카이캐슬>로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며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1위는 물론 각종 CF까지 섭렵하고 있다. “노력도 했지만, 운이 안 따르면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제 드라마를 본 건 데뷔 이후 처음이었거든요. 이런 선물 같은 드라마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이에요. 제게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요.” 그는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뜨거운 관심 속에 <스카이캐슬>을 끝낸 소감과 전성기를 맞은 기쁜 마음,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교육열에 대해 솔직히 고백했다.

 이다원 기자   사진 아티스트컴퍼니

“제2의 전성기요?
노력과 운 모두 따랐죠”
영화 <완벽한 타인> 흥행에 이어 <스카이캐슬>로 전성시대를 열었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저도 노력했지만 운이 안 따르면 이런 일이 올 수 있을까 싶어요.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봤더라고요. 이런 수치가 나온 건 배우 인생 처음이었어요. 제게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요즘이에요.

누구도 이렇게 잘 될 거라 예상치 못한 결과예요. 첫회 시청률이 1.7%라 더욱 그랬을 것 같은데?

첫회 성적표를 받아들곤 ‘멘붕(멘탈붕괴)’이 왔어요. 대본에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물론 종합편성채널이라 시청률이 많이 나올 거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1%대가 나오니 주눅이 들더라고요. ‘지금 시대엔 안 맞는 드라마인가’란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다음 날 시청률이 엄청 오르면서 그런 걱정이 싹 지워졌어요.

기대가 커진 탓일까요, 결말에 대한 불평도 다소 있던데요?

그러게요. 시청자들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나봐요. 전 좋았거든요. 대본 나오기 전부터 결말에 대해 알고 있어서 마음 속 준비를 단단히 해서 그런가. 어쨌든 호불호가 갈렸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의 사랑이 컸다는 뜻이라 속상하진 않아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엄청 긴장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서로 주고받은 게 확실히 많았던 현장이었어요. 특히 1회서 김정난 배우의 연기를 보곤 정말 깜짝 놀랐죠. ‘우린 어떻게 하라고 첫회부터 이렇게 연기를 잘 하나’ 걱정이 되더라고요. 하하. 또 평소 완벽하게 캐릭터를 준비해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현장에서 상대에 맞춰 만들어내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대본에 빽빽하게 메모도 했어요. 워낙 등장인물이 많으니 그 흐름이나 서로 관계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요.

그 덕분일까요? 핏줄까지 연기한다는 평을 들었어요!

제가 핏줄이 좀 많이 보이긴 해요? 하하. 그건 제가 연기를 잘 했다기 보다는 배우의 연기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잡아준 조현탁 감독의 연출력과 카메라 감독의 감각 때문이에요. 제가 연기할 걸 100% 이상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더라고요. 이렇게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같이 어우러져서 드라마가 성공한 것 같아요.

“이런 교육 현실에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지,
또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굉장히
공감했어요.”

“유행어 ‘쓰앵님’,
제 대사인 줄도 몰랐어요”
다양한 유행어도 나왔어요. 쓰앵님, 아갈머리 등이 엄청 인기였죠?

사실 ‘쓰앵님’이란 단어가 제 대사에서 나온 줄은 몰랐어요. 그저 신조어인 줄로만 알았거든요. 그러다 어느 누리꾼이 <스카이캐슬> 유행어 정리를 해놨길래 봤더니, 제 대사에서 나온거더라고요. 그 순간 ‘내가 저렇게 발음했다고?’ 싶어 방송을 찾아봤는데, 진짜 그렇게 말했더라고요. 그 이후에도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멈출 순 없었어요.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란 대사는 정말 파격적이었어요.

그랬나요?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리라곤 생각 못했어요. 다만 제가 그 대사를 한다는 게 정말 신이 나더라고요. 매번 교양있게 굴던 ‘한서진’이란 캐릭터가 이 대사를 어떻게 연기해야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줄까 기대됐거든요.

배우들과 신경전은 없었나요?

전혀요. 오히려 여배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이 거의 없으니 우리가 잘해서 이런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보자고 서로 격려했죠. 또 한 두사람에게만 집중된 게 아니라 모두가 잘 되고 관심을 받아서 다들 좋아해요. 개인적으론 여배우들과 어울리는 작품을 오랜만에 한 터라, 그 갈증을 풀 수 있었고요.

“실제론 평범한 워킹맘,
극 중 왜곡된 모성애 안타까웠죠”
아무래도 교육열에 대한 작품이라, 실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도 많은 걸 느꼈을 것 같아요.

대본만 봐도 새로운 정보와 단어들이 쏟아져서 많이 놀랐어요. ‘이런 게 있었어?’라며 찾아보기도 했고요. 생각보다 아이들 대학 보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 두려움도 생겼죠. 또 ‘시청자들의 교육열을 더 당기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면 어쩌지’ 고민도 됐는데, 그렇진 않아 다행이에요. 설문조사에서 ‘입시 코디를 내 아이에겐 쓰고 싶지 않다’는 결과가 더 높았대요.

‘한서진’의 모성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아이를 키우지만, 한서진은 정말 ‘왜곡된 모성애’잖아요. 그게 아이를 위한 게 아니라는걸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한편, 그 진리를 제가 알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고요.

두 아이의 교육방식은 어떤가요?

유치원 다닐 때까진 아이들에게 딱 달라붙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는 게 좋은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달라졌죠. 자신이 알아서 하는 것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제가 좀 편해졌어요. 다만 여배우와 엄마 사이, 균형을 놓치지 않으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엄마라서 그런지, <스카이캐슬> 메시지에 많이 공감했겠어요?

그럼요. 이런 교육 현실에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지, 또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굉장히 공감했어요. 또 극 중 인물들의 관계, 갈등 등도 흥미로웠고,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호흡해서 배우로서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
배우 염정아의 ‘인생의 책’은?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의 명작 <키다리 아저씨>예요.
가슴 뭉클한 얘기와 희망찬 메시지를 참 좋아하거든요.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한 번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