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120kg으로 살아왔어요. 그러다 연기를 위해 살을 뺐는데 10년 전 뼈가 부서지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됐죠. 앞으로 못 걸을 줄 알았는데 노력 끝에 지금의 몸을 만들었고, 살을 빼면 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에 100kg을 쭉 유지하고 있어요.” 배우 마동석의 다부진 몸매엔 의외의 사연이 있었다.
사고 때문에 양쪽 어깨와 척추 수술을 해, 온 몸에 나사가 박혀있어 운동만이 살 길이라고 담담히 고백했다.
“보통 살을 빼면 몸이 편하다고 하는데 전 몸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근육양을 늘렸어요. 어쩔 수 없이 살을 빼고 연기해야 할 땐 관절에 인대 주사를 맞고 촬영하고 있고요.” 신작 <성난 황소>로 돌아온 마동석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작하는 이유, 액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글. 이다원 기자 사진. TCOent, 쇼박스
사실 그 중 몇 편은 몇 년 전에 찍었는데 개봉하지 못하다가 올해 빛을 본 거예요. 올해 개봉작까지 몰려 의도치 않게 제 작품 여러 편이 개봉하게 됐죠.
대부분 액션 영화라 더 자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아닐까요?제게 들어오는 시나리오 90% 이상이 액션 영화예요. 그 중 고르고 골라서 일년에 3편 정도 촬영하는 건데, 1편이라도 개봉 시기가 밀리면 그 다음해부터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범죄도시> 흥행 이후 액션 아닌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지만, 제안이 안 들어와요.
‘마동석 장르’라는 수식어도 생겼어요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겠지만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워요. 그 수식어를 지키면서도 제 안에서 변화를 보여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죠. 2년 전부터는 새로운 작품을 하려고 물색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럼 <성난 황소>는 전작들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요?오락 액션 영화지만, 통쾌한 코믹 요소가 효과적으로 심어져 있어요. 소시민으로 살던 파이터가 납치된 아내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렸는데, 개인적으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본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특히 악역을 맡은 김성오가 제 몫을 100% 해줘 제대로 맛이 산 것 같아요.
이번에도 마동석 표 ‘원펀치 액션’이 나오겠죠?그럼요. 어떤 사람들은 ‘원펀치 액션’이 만화같다고 하지만 저처럼 어릴 적부터 무술을 오래 연마한 사람들에겐 원펀치로 사람을 무너뜨리는 게 당연한 일이에요. 이번엔 프로 농구선수 출신인 2m 신장의 배우와 한판 붙는데, 130kg인 그 친구를 번쩍 들어 천정에 꽂는 장면만 4시간을 찍었어요. 재밌게 나왔으니 기대해주세요.
이젠 ‘제2의 마동석’이란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후배 배우들도 많아지고 있어요.정말 기분 좋고, 그 친구들을 응원해요. 태원석이나 금강산 등 액션을 좋아하는 후배 배우들에게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액션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일단 통쾌하잖아요. 단순한 이야기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고요. 배우로선 액션 연기를 하면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나는 느낌이라 더 좋아해요. 감정 소모가 심한 연기를 하다보면 피폐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액션 연기로 그 소진되는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또 영화란 작업이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협업이죠.
물론 그 결과가 조금 부족할 때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
그 단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죠. 하지만 더 궁극적인 꿈이 있어요. 제가 해외에 나가서 작업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찍은 한국영화를 외국 박스오피스에 올리는 거예요. <와호장룡>처럼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꼭 하고 싶어요. 제가 능력이 안 돼 못 찍는다면, 누구라도 좀 대신 해줬으면 좋겠어요.
영화기획으로도 점점 명성을 얻고 있잖아요?그저 더 좋은 기획을 하려고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작업하는 공동체 ‘팀 고릴라’에 얼마 전 외국에서 투자하고 싶다는 제안이 오긴 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돌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거절했죠. 제도 아래서 일하기보다는 저희 마음대로 만들어가고 싶어서요.
유독 신인감독들과 작업을 많이 하는 이유는?아뇨. 그 친구들은 제가 사고당해 병상에 누워있을 때 제 곁에서 응원해주던 사람들이에요. 대소변 받으며 못 걸을 거라고 절망할 때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라고 힘을 주던 친구들이죠. 제가 정말 보탬이 될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해줄거라고 마음 먹었는데, 다행이 이제 좀 여력이 되어서 그 친구들과 프로젝트로 뭉치고 있어요.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도 그 좋은 사람들 덕분인가요?그럼요.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또 영화란 작업이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협업이죠. 물론 그 결과가 조금 부족할 때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 그 단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대중이 지어준 애칭도 있잖아요. ‘마블리’라는 말을 들을 땐 어때요?사실 많이 쑥쓰럽죠. 왜 사람들이 절 귀엽게 봐주는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묻고 싶죠. 가끔 거리를 지나가면 학생들이 ‘마블리!’라고 크게 외치는데, 그럴 땐 ‘네’라고 답하면 스스로 ‘마블리’라고 인정하는 것 같아 애매해서 그냥 살짝 손만 들어줍니다. 하하.
요즘은 시나리오를 검토하느라 책을
많이 보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마동석 배우.
그런 와중에 ‘말그릇’이란 책을 우연히 보게 됐다.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과 좋은 대화법에 대한 책인데,
읽어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