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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for Health

증후군 사전
남자들의 외모지상주의, 아도니스 증후군
Adonis syndrome
[아도니스 증후군]
남성들의 외모 집착증. 아도니스 콤플렉스라고도 하며 신체에 대한 이미지를 과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긴다. 이 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외모가 자신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형중독에도 쉽게 빠진다. 외모를 가장 중요한 스펙 중 하나로 여기는 사회적 현상이 반영된 증후군이다.

시장규모 1조, 백화점 매출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온라인 매출은 오프라인 시장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다.
잡티를 가려주는 BB크림부터 클렌징 폼까지 남성 화장품 시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스킨케어로 시작된 남성들의 화장품 열풍은 눈썹 모양을 다듬는 도구, 립밤, 마스크팩으로 점차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그 뿐일까? 여자들에게만 익숙했던 성형외과 시술이 최근 들어 남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콧대를 높인다든지, 눈 성형을 하여 젊고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외모 = 나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남자들

남자들의 이런 외모 열풍은 아도니스 증후군이라는 신종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아도니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캐릭터다.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다가 죽은 다음에 아네모네 꽃이 된 청년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들은 외모가 자신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스타일 가꾸기에 전력을 다한다. 아도니스 증후군은 2001년 하버드 대학 의대교수 해리슨 포프가 그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그는 심각한 신체 변형 공포증을 겪는 미국의 300만 명 이상의 남성이 이 증후군에 걸려 있다고 밝혔으며 또한 수많은 남성들이 근육질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처음 정의 내렸던 이 증후군이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대한민국에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일까? 거울 보기조차 꺼리던 남자들을 성형외과 수술대로 안내하고 피트니스 센터며 화장품 샵으로 인도하는 세태는 왜 생겨난 것일까?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트렌드의 이유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시대를 들고 있다. 2016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아이돌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이 프로그램을 보면 치열한 스펙 경쟁, 면접 경쟁에 내몰린 현대 청년들의 애환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가졌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서는 남이 갖지 못한 매력을 하나라도 더 탑재해야 하는 청년들. ‘저를 뽑아주세요’라고 간절히 말하는 픽미 세대에게 호감형 인상은 그 어느 것보다도 매력적인 스펙이라 할 수 있다.

강박이나 우울로까지 이어지는 아도니스 증후군

물론 적당한 외모 가꾸기는 이미지를 호감형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세상이 준수한 외모를 원하니 어느 정도 따를 필요도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집착에 이르기까지 발전하는 것이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이런 집착이 결코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이다. 이것은 때로 강박증이나 우울증, 질투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아도니스 증후군에 걸린 인물의 전형은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적으로 외모에 집착하던 주인공은 정신 분열을 일으키게 되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이코가 된다. 물론 영화에서의 인물은 너무 극단적이다. 현실에서는 이 정도까지 집착이 이어지지 않는다. 다만 남자가 성형 중독에 걸렸다거나 외모 때문에 자신을 비하하는 일들은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 방법은 너무 간단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더욱 사랑하면 된다. 남에게 아름답게 보이는데서 벗어나 나 자신이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해‘라는 강박은 끊임없이 나를 억죄는 것이다. 특히 남의 눈에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망은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시도하며 자신을 괴롭힌다. 이럴 때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실히 바꾸어야 한다. 타인에 시선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나 자신의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나의 외모와 화해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하는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아도니스 증후군과 비슷한 말은?
근육 추형(muscle dysmorphia)

근육 변형, 근육 이형이리고도 하며, 몸매나 근육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발달한 남성이 자신의 몸매를 지나치게 왜소하고 빈약한 것으로 과장하거나 이에 대한 망상 증상을 동반하면서 과도하게 집착하는 신체변형장애의 일종이다. 반면 아도니스 증후군은 남성이 자신의 전반적인 신체 이미지와 관련된 염려증을 보이는 것이다.

루키즘(lookism)

신체적 매력에 대한 긍정적인 고정관념, 즉 사람들은 ‘아름다운 외모가 좋은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해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외모지상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글 : 신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