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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비만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여성의 난소에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 과다에 의한 임상 증상의 발현을 통칭한다.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이 좀 이상하지만 적정량의 남성호르몬은 성기능 뿐 아니라, 근육량 및 뇌 기능 유지, 감정 조절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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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이란 질환의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그 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을 때 쓰이는 용어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역시 향후 그 원인이 밝혀지고 진단 기준이 좀 더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하는 아직은 아리송한 임상 증상들의 집합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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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규명 안 된 질환 ‘증후군’으로 통칭

‘증후군’이란 질환의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그 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을때 쓰이는 용어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역시 향후 그 원인이 밝혀지고 진단 기준이 좀 더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하는 아직은 아리송한 임상 증상들의 집합체라 하겠다. 유병률은 발표자마다 조금씩 다른데 7% 내외로 보고 있다. 여학생 한 반이 30명이라고 하면 한 반에 2명 정도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라고 볼 수 있다.

남성호르몬 과다 시, 생리 감감 무소식

여성들에게 남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우선 생리가 매우 불규칙해지거나 아예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상태가 나타난다. 친구들이 생리통으로 힘들어하고 생리과다로 실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생리가 없는 것이 아주 편하게 느껴지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한다. 또 워낙 불규칙한 주기 때문에 워터파크에 놀러갔다가 뜬금없이 생리가 터지거나, 최악의 경우 추석 이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생리가 11월 수능날 터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체중 늘고 여드름·다모증도 유발

남성호르몬 과다는 무월경, 희발월경 이외에 여학생들의 가장 큰 적인 여드름을 유발한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지만 트러블 없이 광채 돋는 도자기 피부에는 한 번 더 눈이 가게 된다. 하루에 열두 번씩 세수하고, 좋다는 약을 꼼꼼하게 챙겨 발라도 도무지 사그러들지 않는 여드름. 남성호르몬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여드름은 뾰루지 한두 개의 턱드름의 형태가 아닌 얼굴 전체를 뒤덮고 등까지 번져나가는 형태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여드름뿐 아니라 남성호르몬 과다로 인한 다모증 또한 반갑지 않은 임상 증상이다. 특징적으로 아빠 수염이 나는 인중 아래, 입술의 위 부위와 배꼽에서 수직선으로 내려가는 임신선 및 항문 주변에 액모나 음모의 형태를 보이는 짧고 굵은 털이 난다. 머리숱이 많고 팔 다리에 털이 많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수염은 처음에는 눈썹 다듬는 핀셋으로 뽑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감당이 되지 않아 정말 면도를 하거나 왁싱을 하게 된다. 생리 불순을 이유로 내원한 여학생들이 외래에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제일 먼저 관찰하는 곳이 인중 부위다.
털은 많아도 문제, 없어도 문제다. 남성형 탈모의 특징은 소위 말하는 ‘앞 대머리’이다. 즉 원치 않는 수염은 나면서 앞머리의 헤어라인이 자꾸 후퇴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스트레스에 의한 원형 탈모와는 패턴이 다르다.
청소년기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학생의 최대 걱정거리는 생리불순보다 여드름 및 다모증인데 비하여 결혼 연령기에 접어드는 20대 중후반 여성들은 생리불순 및 무월경에 의한 향후 임신력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생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고, 배란이 되지 않으면 난소 안에 꼭꼭 숨어있는 난자 아기씨가 열심히 헤엄쳐서 나팔관 팽대부까지 도달한 정자와 만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여드름 뿐 아니라 남성호르몬 과다로 인한 다모증 또한 반갑지 않은 임상 증상이다.
특징적으로 아빠 수염이 나는 인중 아래, 입술의 위 부위와 배꼽에서 수직선으로 내려가는 임신선 및 항문 주변에 액모나 음모의 형태를 보이는 짧고 굵은 털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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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성 난소 증후군, 비만 환자 많지만 추가 연구 필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남성호르몬 과다에 의해 비만이 유발되느냐 아니면 비만 자체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발생 요인으로 작용하느냐의 문제를 결론 짓기 위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얻어진 결론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 중 비만 환자가 많지만 인과 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며, 같은 다낭성 증후군이라도 비만이 동반될 경우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는 대사증후군의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불임 치료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임신 중 여러가지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과 관계하여 나타나는 비만은 복부 비만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엉덩이나 팔, 다리 보다는 허리와 아랫배에 사과 모양으로 지방이 축적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비만 타파, 체중 정상화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완치하는 방안이 될 수는 없지만, 비만이 동반된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서 체중 감량은 대사 증후군의 발병을 줄이고 향후 임신력을 높이며 건강한 아이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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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비만은 치료 걸림돌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아주 다양한 임상 증상을 나타낸다. 마음같아서는 남성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신비의 명약으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확실하게 해결하고 싶지만, 현재까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완치할 수 있는 특효약은 발명되지 않았다.
무월경이 지속되는 경우 자궁내막 증식증 및 자궁 내막암의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하게 생리를 유발시키고, 남성호르몬 조절을 통한 여드름 및 다모증을 조절한다. 난임의 경우 배란 유도 및 보조술을 시행하고, 적정 체중 유지 등의 생활 습관 개선과 고혈압, 당뇨등의 성인병 관리 등을 통해 임상 증상에 대한 대증적 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시점에서 아직도 다음 달 언제쯤 생리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생리가 불규칙하고, 여드름, 다모증, 남성형 탈모 등의 남성호르몬 과다가 의심된다면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서 빈번하게 동반되는 복부 비만은 향후 다낭성 난소 증후군 치료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바, 적절한 체중유지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

정재은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