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게 만드는 92세 운동王
주름은 깊어도 잡티 하나 없이 맑은 얼굴이다. 허리는 꼿꼿하고, 오래 전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기억력도 놀랄 만큼 또렷하다. 게다가 젊은이도 울고 갈 만큼 날렵한 줄넘기 솜씨까지. 믿기 어렵겠지만 올해로 아흔 둘인 민덕기 할머니 이야기이다.
100세 시대의 키워드인 ‘건강한 장수’의 롤 모델이랄까. 덕분에 민 할머니는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운동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건강을 지키는 비법을 줄줄 꿰고 있을 것만 같은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 운동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규치적으로 하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민덕기 할머니의 하루는 아침 5시 30분에 시작된다. 장수 할머니답게 일어나는 과정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눈을 뜨면 누운 자세에서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깨운다. 워낙 오랫동안 해온 습관이라,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움직일 정도. 일어나서부터는 훌라후프와 줄넘기로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젊음의 기준은 절대적인 나이가 아니라, 나이를 뛰어넘는 삶의 태도다. 아흔 둘 민덕기 할머니에게 ‘젊음’이란 수식어를 더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것이 이러한 이유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부지런한 운동습관부터 시종일관 유쾌한 마음가짐까지. 평생 차곡차곡 쌓은 생활 속 실천은 나이를 무색케 하는 건강을 선물처럼 가져다주었다. 글. 정은주 기자 사진. 최병준(season2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