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직업, 도그워커에 도전
아무리 재주 많은 세상이 왔다 해도 오직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것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 눈빛에서 느껴지는 사랑 같은 것들 말이다. 세상이 빠르고 바빠질수록 이런 것들에 대한 향수와 필요는 커진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동물도 역시 상대와 교감하고 보살핌을 받는 과정을 통해 위안을 느끼기 마련. 조선구 씨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생애 첫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동물을 좋아했던 그녀. 자녀들을 출가시킨 후 뭔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검증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선택한 것이 도그워커였다. “딸의 권유로 모 기업의 시니어를 위한 치유동물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시작이었어요.
저희 집 반려견과 한 팀이 돼서 환자나 어린이들의 치료를 돕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후 도그워커 교육을 별도로 수강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했어요. 동물 응급처치 등에 관한 교육도 수료하고요.”
반려견과 함께이기에 즐거운 하루
뒤늦게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커녕 즐거운 기분이었다는 그녀.
“우리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강아지를 데리고 뭔가를 할 때 제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고요. 나이가 들면 활동이 줄어 집에서만 지내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도그워커를 하면 집중할 일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게 되니까 이로운 점이 굉장히 많아요.”
예순이 다 되어갈 즈음 생애 첫 번째 직업이 생겼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은 단골 고객까지 있을 만큼 어엿한 전문 도그워커가 됐다. 돈을 버는 것보다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전하는 일이 삶의 우선순위임을 깨달은 나이이기에 반려견과 함께하는 조선구 씨의 하루는 언제나 웃음 만발이다.
글. 정은주 기자 사진. 이민희(season2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