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아서 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된다.
도서관에 가기 어려운 이를 대신해
책을 빌려주고 반납하는 일.
한춘석 씨는 일주일에 세 번,
책과 함께 설레는 아침을 맞이한다.
종로시니어클럽 은빛 책 배달 활동을 통해,
권태에 빠질 지도 모를 몸과
마음을 깨우고 봉사의 기쁨으로
삶을 채워가는 그를 만나본다.
글.정은주 기자 사진.김나은(holic studio)
담겨진 진심으로 반짝이는 봉사의 가치
도서관으로 가는 한춘석 씨의 표정이 유난히 밝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잠시나마 누군가의 눈과 손과 발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대신해, 직접 책을 대여하고 또 배달하며 반납까지 도운 지 올해로 4년째.
그가 은빛 책 배달을 시작한 것은 이미 활동 중이었던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다. 평소 책과 친하지 않았던 데다 도서관을 오갈 일은 더더욱 없었던 그이지만, 낯선 공간과 낯선 일 모두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컴퓨터를 사용해 책을 검색한 뒤 서가에서 찾는 방법 등의 직무교육과 소양교육을 모두 마친 후, 지정된 유치원으로의 책 배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랜 기간 동안 정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다소 힘들 법도 한데, 그에게 은빛 책 배달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일과가 된지 오래다.
“힘들 게 하나도 없어요.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고작 9시간인 걸요. 무언가 활동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제게는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됩니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훨씬 좋죠. 오가는 길 자체가 운동이 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