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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귤의 역사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작점을 파악하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본 야사(野史)인 《히고국사[肥後國史]》에 삼한(三韓)으로부터 귤을 들여왔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사세가(高麗史世家)》에는 탐라에서 공물로 바쳐오던 감귤의 양을 100포(包)로 늘린다고 하였다. 그후 조선시대에는 경상도, 전라도 등 남해안까지 유자를 심어 시험 재배했다는(1426년), 제주도에 감귤밭을 지키는 방호소를 늘렸다는(1526년) 기록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의 감귤류 재배지 중 가장 북부에 있으므로, 재배 품종은 1911년 일본에서 도입된 추위에 잘 견디는 귤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제주 지역 일반 농민들이 감귤을 고소득 작물로 본격적으로 재배한 때는 1960년대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감귤 수요는 늘고 가격도 높아, 당시 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녀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 하여 ‘대학 나무’라고도 불리웠다. 그러던 감귤이 최근 국정 감사에서 모 의원이 “이제 제주도의 감귤 나무는 대학 나무가 아니라 중학생 교복 나무 정도”라고 말할 만큼 제주 감귤은 과잉 생산과 수입 개방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제주에서 감귤은 단순한 농작물로 국한되지 않고, 관광 산업을 위한 매개체, 제주 경제의 중심축으로도 인정할 만하다.

귤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 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일단 풍부한 칼슘과 비타민은 임산부나 발육기 어린이들의 건강관리에 매우 좋다. 또 감귤에 함유된 구연산은 식욕 증진에 효과적이며 장을 조절하고, 혈액 순환을 잘되게 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귤껍질의 흰 줄에는 비타민 B, C, P가 있는데, 이중 모세혈관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비타민 P는 과일류 중 귤에만 함유되어 동맥경화나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귤은 알칼리성 과실이기 때문에 혈액 산화에서 오는 피로를 회복시켜주거나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한겨울, 귤을 먹고 난 ‘후작업’의 가치도 쏠쏠하다. 말려서 오래 둔 귤껍질을 한방에서는 ‘진피’라 하는데, 이는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에 효과가 있다. 귤껍질과 생강을 넣고 푹 달여 끓인 귤껍질차는 감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귤껍질 자체의 항암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귤껍질은 생활 속에서도 요모조모로 쓰인다. 흰 빨래를 삶을 때 귤껍질과 빨래를 함께 삶으면 귤껍질이 표백제 역할을 해 빨래가 더욱 희어지고, 귤껍질을 불에 태우면서 그 연기를 발에 쏘여주면 무좀도 개선된다. 귤껍질을 삶은 물로 바닥을 닦으면 반짝반짝 윤이 나고, 컵이나 사기그릇에 낀 때도 말끔히 제거되며 윤기가 돈다. 귤즙을 린스제로 쓰면 머릿결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특히 배변을 도와주는 헤스페리딘 성분과 체내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피부 재생, 노화 방지 기능까지 있어 살은 빼도 피부의 탄력은 높이고 싶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여 귤껍질은 경매 사이트에서도 등장했다.

이제는 귤나무 한 그루로 자식 대학 공부를 시키기는 어려운 세대이지만, 금전으로 셈할 수 없는 열매 맺기의 가치를 이해하고 싶다면 귤나무를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집에서 키우는 귤나무는 하우스감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과수는 왕성한 뿌리 발달이 없으면 가지의 생육이나 꽃 착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햇볕이 오래, 그리고 강하게 비치는 장소를 선택하고, 배수와 통기가 좋은 흙을 고른다. 3~4월에 피어 집안에 진동하는 귤꽃의 향기에 취해 있다가, 이후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는 야외에 놓아 벌이 모이게 하거나 인공수정을 하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 비도 맞고 햇볕도 쪼이다보면 푸르스름한 열매는 계절이 바뀌면서 노랗고 탐스러운 귤로 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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