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란 알코올이 함유되어 마시면 취하게 되는 음료로서, 즐긴다는 생각으로 적당히 마시면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지만 도를 지나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요물이 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도 이미 한두 잔의 반주는 심장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가 잘 되며,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약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음.폭음 등의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인해 간 질환과 위암 등의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 또한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술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들어서게 되면 마치 통과의례처럼 갖게되는 빈번한 송년회의 폭탄주 세례와 술잔을 비우기가 무섭게 잔을 채우고 반강제적으로 술을 권하는 모습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그리 낮설지 않은 술자리 풍경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애주가들은 술을 피하려는 사람들에게 강권하는 재미를 만끽하면서 계속되는 술잔 돌리기를 벌이고, 2.3차로 이어지는 우리의 음주문화는 간뿐만 아니라 위장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있다.

술자리, 피해갈 수 없다면 지혜롭게 마셔라

술을 마셔도 요령껏, 몸 안 상하고 보약처럼 마시려면 일단 음주 전에 속을 든든히 채워두는 게 좋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흡수속도가 빨라져 보통 때보다 더 빨리 취하게 된다. 애주가들은 '술은 빈속에 마셔야 제 맛이다'라고 하는데 공복에 술을 마시게 되면 그만큼 빨리 취하고 자극도 세기 때문에 술을 마시기 전에 위벽을 보호할 수 있는 음식을 먹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술을 마실 때는 보약을 마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술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분위기에 휩싸여 한 번에 술잔을 비우는 원샷.폭탄주.사발주 등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이 위에서 분해될 틈도 없이 흡수되면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한계를 넘어버린다.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술의 양은 비교적 일정하므로 천천히 마실수록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부릴 수 있어 쉽게 취하지 않는다.

흔히 술이 몸에 나쁘다고 말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과음 때문이다. 따라서 술이 우리 몸에 보약처럼 작용하려면 '적당히'라는 자신의 주량을 지켜야 한다. 물론 그 적당선을 유지하는 것은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지만 송년회로 이어지는 잦은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켜내려면 주량을 조절하는 자신만의 비결 하나쯤은 챙겨두어야 한다. 이를테면 술자리에서 수다쟁이가 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주로 인해 흡수된 알코올 성분은 체내에서 분해되지만, 말하는 동안 이루어지는 호흡으로도 약 10% 정도 배출된다. 때문에 술에 빨리 취하거나 술에 약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거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안주발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 술과 곁들여지는 안주는 술의 독한 기운을 없애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먹는 음식으로 도라지와 굴.조개.두부.미역.닭고기.인삼.그리고 복어.미나리 등의 저지방 고단백의 영양가 많은 안주와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 등의 안주를 충분히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를 늦춰 덜 취하게 만든다. 그리고 술 마시는 중간에 과일주스나 물을 마시면 술로 인한 탈수를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체내에 수분이 많으면 알코올을 묽게해 피 속 알코올 농도를 낮추어 주기 때문에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천천히 취하고 건강에도 좋다.

이밖에도 술과 탄산음료를 섞어 마신다거나 술과 술을 섞어 마시는 것은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기분이 우울할 때는 되도록 가볍게, 그리고 술 마신 뒤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3~4일 정도의 휴식 기간을 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음주 후에는 반드시 과일이나 곡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사과, 감, 배 등 과일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생강차나 유자차 등을 섭취하도록 한다.

자의든 타의든 술을 자주 접하게 되는 이즈음 많은 사람들이 송년회를 한 해를 보내며 반성과 희망을 설계하는 자리가 아닌 흥청망청 술 먹는 자리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분위기에 취해 술이 사람을 마시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절제하려는 노력과 술자리에 현명하게 대응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