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담배보다 끊기 어렵고 소비량도 늘어

담뱃값 성분 표기, 오히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돼

타르가 적게 포함된 소위 '순한' 담배의 경우 금연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저타르 담배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강에 덜 해롭고, 금연이 더 쉬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금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윤정 부연구위원이 '담배성분과 제조형태에 따른 위해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저타르' 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금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2007년 5월 수도권에 거주하는 흡연자 500명을 대상으로 저타르 담배의 건강위해성을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가 저타르 담배를 흡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타르 담배의 주 연령층은 30∼40대 남성으로, 전체 응답자의 62%가 저타르 담배가 일반 담배 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런 인식은 담배를 더 깊고, 세게 빨게 만들고 담배소비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윤정 부연구위원은 "2003년부터 담뱃갑 포장지에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을 표기하도록 한 것이 담배 사업자들에 의해 저타르 담배를 홍보하는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담배 제조시에 사용되는 첨가물질과 담배 필터에 등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타르 담배'는 현재 슬림형과 향신료 및 첨가물질을 포함한 형, 신기술 필터를 사용한 형, 저니코틴 형으로 출시되고 있다.

신윤정 부연구위원은 "저타르 담배는 신체의 금단현상을 일으키고 모자라는 양만큼 더 흡수하기 위해 흡연자 스스로가 담배를 더 자주 피우도록 유도한다"면서 "담배 제조시 사용되는 참가물질과 담배 필터 등 제조와 관련된 규정을 신설하고, 흡연자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순한 담배'나 '필터 담배'는 오히려 선암성 폐암을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박상미 기자 (smpark@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7-11-14 오전 10: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