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큼 피로가 만연한 사회도 드물다. 끝없는 학업과 밀려드는 업무도 버거운데 틈틈이 자기계발까지 강요당한다. 그런데 인체는 의지와 무관하게 한계가 있고 인생은 장기전이다. 적절히 쉬면서 자신을 돌봐야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새해 또 다른 목표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잘 쉬는 법을 소개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착취하며 살고 있다. 큰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개개인의 욕망을 부추김으로써 전체적인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 선망받는 직업, 대우받는 위치를 점유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발적 착취를 종용하는 것이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철학자 한병철은 저서 <피로사회>에서 ‘성과지향주의 시대가 되면서 현대인들은 피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우울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번아웃증후군과 같은 경색성 질병이 만연하고 있는 것 역시 성과지향주의 시대의 그림자’라고 짚었다.
현대인들에게 경쟁이란 생존과 같은 말이다. 지금까지 쏟아온 시간과 노력, 사회적으로 주어진 책무, 스스로 닿고자 하는 목표 등 모든 것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더 나아갈 힘도 없고 그렇다고 벗어날 수도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쉬어 가는 것’이다. 인생은 길다.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내 육체와 정신이 숨돌릴 틈을 줘야 한다. 그 휴식으로 우리는 다시 전진할 힘을 얻는다.
쉬는 것은 나태한 것과 다르다. 제대로 쉬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다. 계획이 없다면 우리 뇌는 처리해야 할 일을 정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도 계획에 넣는 것이 좋다.
쉬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이 단 5분일지라도 되도록 스마트폰은 멀리한다. 간혹 SNS를 훑어보는 것이 휴식이라고 여기는 이도 있지만, 그럴 때도 뇌는 쉬지 못한다. 가능한 모든 기기를 멀리하고 몸과 정신이 동시에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 취미생활에 몰두하는 것도 좋다. 여행을 좋아한다면 자연 속에서 거닐고 햇볕을 쬐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자.
휴식도 경쟁력이다. 동력을 잃은 엔진처럼 꺼져버리기 전에 자신에게 적절히 쉼을 주며 더 멀리 갈 힘을 비축하는 것이 결국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비법이다.
1. 가끔은 멍 때려라
당장 손에 든 것들을 내려놓고 멍하니 뇌와 눈을 쉬게 한다. 비로소 뇌가 휴식을 취하고 생각을 재정비한다. 멍하게 있는 동안 사고가 흘러가 닿는 곳에서 창의적인 에너지가 솟는다.
2. 여행을 떠나라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낯선 공기는 몸과 마음에 자극을 주어 활력을 만든다. 업무와 인간관계로 촘촘히 채워진 일상에서 잠시 몸을 피해보자. 마음이 숨을 쉴 것이다.
3. 일단 움직여라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과 수면, 근력은 물론 기억력, 학습력, 사고력에도 관여한다. 세로토닌은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있을 때 보다 잘 분비된다.
4. 수다를 떨어라
많은 전문가가 권장하는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과의 수다는 정신적 해방감과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5. 나에게 상을 주어라
하루가 끝날 때 혹은 한 주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작은 상을 주자. 시원한 맥주도 좋고, 맛있는 요리도 좋고, 영화 감상도 좋다. 고단함과 수고를 알아주고 격려하자.
6. 일과 휴식에 규칙을 정하라
퇴근길 20분 산책, 점심식사 후 10분 멍 때리기, 오후 휴게실에서의 5분 커피브레이크 등 나만의 휴식 규칙을 정해보자. 나태함이나 유희로 번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휴식의 효과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