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생선을 하나 꼽자면 단연코 명태일 것이다. 제사나 혼례 등 관혼상제에 올리는 귀한 생선인데다 생태, 동태, 북어, 노가리, 먹태, 짝태 등 명칭만 쉰 가지가 넘는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특별한 생선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명태는 이제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왜일까? 국민 생선 명태를 추적해본다.
명태는 이름 부자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생물은 생태, 얼린 것은 동태, 해풍에 말린 것을 건태 또는 북어라고 부른다. 어린 새끼는 노가리, 반건조 한 것은 코다리, 바닷가 덕장에서 얼었다 녹았다 반복한 것은 황태라고 한다. 언 상태로 말린 것은 하얗다고 해서 백태, 날이 따뜻해 얼지 않고 그냥 마른 것은 검게 변해 흑태(먹태)다. 이 밖에도 그물로 잡은 것은 망태, 낚시로 잡은 것은 조태, 강원도 연안에서 잡힌 것은 강태, 함경도에서 잡힌 것은 왜태라고 불린다. 이처럼 크기와 잡힌 곳, 잡는 법, 가공 방법에 따라 수십 가지 이름을 가진 생선이 명태다.
명태라는 이름에도 여러 유래가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조선 말기, 함경북도 명천의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이 고기를 잡아 지방관리에게 올렸는데, 이를 맛있게 먹은 관리가 이름을 묻자 아무도 몰라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관리는 명천에 사는 태 씨가 잡았다고 해서 명태라고 이름 지었다.
다른 유래는 함경도에서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불을 밝혀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또 영양부족으로 시력이 좋지 않은 함경도 삼수갑산 농민들 사이에서 명태 간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소문이 있어 명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이름이 이렇게 많은 것도, 또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많은 것도 그만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어획량이 많았고 따라서 밥상에도 자주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명태는 우리나라 연안에 살지 않는다. 새끼 명태 노가리의 무분별한 포획과 높아진 바다 수온으로 명태 어장이 북상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명태는 살은 물론 내장과 껍질까지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살과 곤이는 찌개, 알은 명란젓, 창자는 창난젓, 껍질은 말리거나 튀겨 간식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과음한 다음 날 먹는 북엇국이나 황태해장국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기분이다. 과연 정말 그럴까? 명태에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타우린은 간을 보호하고 해독작용을 통해 체내 알코올을 분해·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명태가 해장국의 대표주자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숙취 해소 효과뿐 아니라 명태에는 단백질, 비타민, 칼슘과 인 등의 무기질, 류신과 라이신 등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이중 트립토판과 라이신 성분은 두뇌 발달과 세포 발육을 촉진한다. 뇌세포를 자극해 인지능력, 집중력,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모두에게 이롭다.
①
찬물 2컵에 다시마 1장을 넣고 15분간 우려 다시마물을 만든다.
②
코다리 1마리의 머리와 꼬리, 지느러미를 제거한 뒤 깨끗이 씻어 4~5토막 내 다진 생강으로 밑간한다.
③
마늘, 대파, 양파는 채썰고, 홍고추는 어슷 썬다.
④
설탕 2큰술, 맛술 2큰술, 간장 4큰술, 마늘, 양파, 대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⑤
센 불로 달군 냄비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손질한 재료와 코다리를 넣어 1분간 볶는다.
⑥
양념장, 다시마물을 넣어 코다리가 익을 때까지 조린 뒤 물엿 1큰술을 넣어 윤기가 나면 불을 끄고 홍고추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