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딸과 함께하는 운동

박현

딸과 헬스장에 다닌 지 반년쯤 됐다. 이순 가깝도록 내 돈 내고 운동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직장 다니며 살림하느라 여유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강검진 문진표 작성 때 땀 흘리며 운동한 날이 며칠이나 되냐는 질문에는 답이 막혔다. 기껏 한 달에 서너 번 천변을 걷는 것이 다였다. 그런데 딸이 같이 운동하자며 헬스장 이용권을 끊어줬다.

남의 돈이 무섭다. 내가 냈다면 가고 싶을 때 가고 귀찮으면 쉬었을 것이다. 그런데 딸이 개인 교습(PT)까지 끊어주니 운동을 소홀히 할라치면 눈치가 보였다. 가기 싫은 날도 “엄마 같이 갈 거지?”라는 말에 할 수 없이 따라 나갔다. PT도 배울 때뿐 다음에 하려면 기억나질 않는데 딸은 방법을 꼼꼼히 적어놓고 둘이 운동하는 날은 나를 가르친다. 꾀를 부려도 봐주는 법이 없다.

어제도 운동하기 싫었는데 딸이 자기 퇴근시간에 맞춰 오라 해 할 수 없이 갔다. 딸의 지도에 따라 등근육 운동을 했다. 네 가지 기구를 돌며 한 시간가량 운동하고 러닝머신을 30분 했다. 딸이 하는 대로 2분 걷고 2분 뛰기를 다섯 번 반복하고 나머지는 힘차게 걸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돌아오는 길은 상쾌함과 뿌듯함에 기분이 좋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정아 엄마를 헬스장에서 가끔 만난다. 그런데 나를 그렇게 부러워할 수가 없다. 혼자 운동하니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는 것이다. 어깨가 으쓱해진다. 원래도 허약체질은 아니지만 운동하면서 살들이 근육으로 바뀌는 것을 느낀다. 나이 들수록 근육이 많아야 한다는데 딸 덕을 크게 보고 있다. 이래서 열 아들 안 부러운 딸이라고 하나 보다. 자녀들에게 권하고 싶다. 기념일에 다른 선물도 많지만, 부모님 헬스장을 등록해주고 같이 다닌다면 더 좋을 것 같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코로나19 덕분에 찾은 행복

최상위

코로나19 때문에 단골 미용실이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원장님이 평일에는 다른 일을 하고 주말에만 문을 연다. 나는 주로 아이 커트만 하니 다른 미용실에 가도 상관없지만 왠지 내키지 않아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아이 머리가 더벅머리가 됐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내가 직접 아이 머리카락을 잘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을 찾아보고 서점에서 입문용 커트 책도 구매했다. 전용 가위를 주문하면서 일이 너무 커지는 게 아닌가 염려도 됐지만 이왕 마음먹었으니 한번 해보자 싶었다.

드디어 아이에게 보자기를 씌워 앉혀놓고 커트를 시작했다. 사각사각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걸 보며 숨도 참고 커트 완성. 그런데 아뿔싸! 사람들이 괜히 미용실에 가는 게 아니었다. 여기저기 쥐 파먹은 듯 아이 머리가 난리가 나서 결국 집 앞 미용실에서 뒷수습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베테랑은 아니더라도 다시 미용실에 찾아가 뒷수습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실력이 늘었다. 그동안 엄마, 언니, 동생, 올케, 조카들이 제 머리를 내어준 덕분에 허접했던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이다. 신기하게도 커트를 하고부터 사람들을 보면 머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저 사람은 앞머리가 눈을 찔러서 좀 잘라야겠는데!’ ‘저 사람은 양쪽 머리 길이가 달라서 맞춰야겠다!’라면서….

가족들 머리를 손질해주는 일이 참 즐겁고 생활의 활력이 된다. 마흔 살 넘어 가볍게 시작한 커트가 지금은 새로운 취미이자 소확행이 된 것이다. 커트가 손에 익으니 이제는 파마도 욕심이 나서 배워보려 한다. 많이 설레고 참 행복하다.

집에서 아이의 머리를 잘라주는 엄마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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