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완주는 충청남도 논산과 금산, 전라북도 익산과 전주, 진안 등과 접해 있다. 인구 9만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는 가는 곳곳마다 자연의 충만함으로 둘러싸여 제 몸집보다 웅장한 느낌을 준다. 소박하고 잔잔한 가운데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완주로 떠난다.
완주(完州)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뜻은 다르지만 ‘목표한 지점까지 다 달린다’는 뜻의 ‘완주(完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완전할 완’ 자를 이름 안에 품고 있어서 일까. 이름 만큼이나 전라북도의 작은 도시 완주는 자연스럽게 평안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완벽하려 애쓰지 않는 것,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 그 자체로 완전한 멋을 뽐낸다.
완주의 북쪽, 운주면에 위치한 대둔산은 해발 878m 높이의 바위산이다. 큰두메산을 뜻하는 ‘한듬산’을 한자화한 이름이 대둔산이다. 예로부터 사계절 모두 아름다워 완주의 보물이자 자랑이라 손꼽혔다. 금낭정맥의 줄기가 만경평야를 굽어보며 솟구친 덕에 시선 두는 곳마다 절경이다. ‘호남의 금강’이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다. 우뚝 솟은 대둔산의 최고봉 마천대 아래로 끊어질 듯 이어진 암봉들의 자태가 수려하다. 오색 철쭉들이 자태를 감춘 여름이 오면 대둔산의 녹음은 더 짙어진다. 정상 부근, 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라 불린다. 2021년 6월 재설치를 마친 대둔산구름다리는 길이 48m, 폭 1.2m로 80m 높이에서 주변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더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해 암벽에 기대 설치한 붉은색 삼선계단 앞에 서면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삼선계단에 서서 뒤돌아본 완주의 풍경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낙조대, 태고사, 금강폭포, 삼선약수터 등 대둔산 곳곳 명소를 둘러보는 맛이 쏠쏠하다. 내려올 때는 927m 길이의 대둔산케이블카를 이용해도 좋다.
녹음이 짙어지는 대둔산의 여름과 완주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삼선계단
불명산 자락에 숨어있듯 자리한 화암사에 잠시 들러 국보 제316호로 지정된 극락전과 우화루, 화암사 동종 등 문화재를 둘러보고, 고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완주의 중동부권, 고산면 오산리에 위치한 고산자연휴양림은 삼림욕을 즐기기 제격이다. 낙엽송, 잣나무 등이 빽빽하게 들어선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사계절 가족휴양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카라반, 휴양관, 숲속의 집에서는 숙박도 가능하고, 여름에는 계곡물을 이용한 물놀이터가 있어 아이를 둔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휴양림 입구 고산문화공원에는 무궁화테마식물원, 무궁화전시관, 만경강수생생물체험과학관, 무궁화천문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장소가 있어 여행에 풍부함을 더한다.
고산자연휴양림과 인접한 대아수목원에도 꼭 들러야 한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금낭화 자생군락지인 대아수목원은 1995년 개관했다. 6~8월엔 백합꽃과 붓꽃류가 수목원을 수놓고 온실 속 열대식물원, 형형색색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나는 장미원 등 계절별로 다채로운 꽃과 식물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하절기엔 6시까지 운영하나 입장은 5시에 마감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산림욕과 계곡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고산자연휴양림
완주 남부권, 임실군과 접한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로 향한다. 상관공기마을에는 1976년 조성된 규모 86만m2의 편백숲이 자리하고 있다. 1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 삼나무, 낙엽송이 식재된 이곳은 영화 <최종병기 활>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주차장에 내려 조금 올라가면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울창한 편백숲이 모습을 보인다. 숲속에 들어서면 낮과 밤이 바뀐 것 같은 기분이다. 나무들이 빼곡해 여름 한낮에도 어두컴컴하다. 태양의 열기도 전해지지 않는다.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 누워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귓가에 일렁이는 바람소리, 이름 모를 새의 노랫소리는 덤이다. 끝 간 데 없이 뻗어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숲이 만들어준 청량한 그늘 아래 누워 아기처럼 쌕쌕 숨을 쉰다. 평소에는 자각하지 못했던 들숨과 날숨의 조화로운 템포가 편백숲 안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여행은 나를 찾가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완주의 자연 속에 있으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되재성당
한국 천주교회 중 서울 약현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성당으로 6.25때 건물이 소실됐다가 전라북도 기념물 제119호로 지정된 후 현재 모습으로 복원됐다.
삼례책마을·삼례문화예술촌
1999년 문을 연 영월책박물관이 2013년 완주군 삼례로 이전하며 책마을이 형성됐다. 1950년대 지어진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고서점, 헌책방, 북카페, 북갤러리를 조성했다. 2013년 문화예술재생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삼례문화예술촌에서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전시 등이 열린다.
비비정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전라북도의 젖줄 만경강. 낙조에 붉게 물든 만경강 풍경을 비비정 전망대에서 조망할 수 있다.
위봉산성
1675년 쌓은 총 둘레 16km에 달하는 대규모 산성이다.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과 태조의 초상화, 그의 조상을 상징하는 나무패를 지키기 위해 축성했다.
오성한옥마을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오성한옥마을은 종남산과 위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전통한옥 20여 채를 비롯해 갤러리, 숲속 체험길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어우러져 있다.
삼례전통시장·청년몰
삼례전통시장은 상설시장이면서 끝자리 3, 8일에 5일장이 열린다. 시장 2층에는 청년몰이 자리하고 있어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