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주식과 부식은 물론 간식으로도 사랑받던 감자가 최근 저탄수화물 식단의 인기로 점점 외면받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감자는 중량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적은 작물이다. 튀기고 삶고 굽고 조려도 맛있는 6월의 제철 음식, 감자에 얽힌 오해를 풀어보자.
감자는 저장성이 좋아 1년 내내 시장에 나온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감자는 제철이 없는 줄로 알지만, 6월부터 9월까지 출하되는 감자를 ‘햇감자’ 혹은 ‘하지감자’라고 부르며 높게 친다. 이 시기가 감자의 제철이다. 햇감자는 껍질이 얇고 살이 포슬포슬해 그냥 쪄 먹어도 맛이 달다.
국민 대다수가 잘못 알고 있는 감자에 관한 오해도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접했던 김동인의 소설 <감자> 속 ‘감자’가 사실은 ‘고구마’라는 것이다. 소설이 출간된 시기는 1925년, 소설 속 배경 역시 1920년대 평양이다. 당시 평양 사투리로 고구마는 감자였다. 김동인 역시 평양 출신으로 고구마를 감자라고 불렀을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감자와 고구마라는 말을 오랫동안 혼용하다가 1960년대 이르러서야 감자와 고구마를 확실히 구분했으니 소설 속 감자는 고구마가 맞다.
삶거나 구워서 밥 대용으로 먹기도 하고 튀기거나 조려서 부식으로 곁들이기도 하는 감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요리에나 어울려 두루 애용되는 식자재다. 최근에는 탄수화물 덩어리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데, 몹시 억울한 오해다. 삶거나 찐 감자의 칼로리는 쌀밥의 45%, 고구마의 55%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착한’ 탄수화물에 속한다. 또한 밀가루보다 더 많은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감자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부종을 예방하고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놀라운 점은 감자가 사과보다 3배나 많은 비타민 C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리하면 대부분 파괴되는 여느 비타민 C와 다르게 감자의 비타민 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감자는 치즈나 버터와 함께 섭취하면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이룬다. 치즈는 감자에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해 주고, 감자의 칼륨은 버터에 함유된 염분이 지나치게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감자는 무거우면서 단단한 것이 좋다. 싹이 나거나 녹색 빛깔이 도는 것은 피하고 표면에 흠집이 적으며 매끄러운 것을 고른다. 보관할 때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고, 검은 봉지나 신문지, 상자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감자와 사과를 함께 넣어두면 감자에 싹이 돋는 것을 억제한다. 껍질을 까놓은 감자는 물에 넣어 놓아야 갈변을 방지할 수 있다. 손질할 때 감자에 싹이 올라 있으면 씨눈을 깊이 도려내는 것이 좋다. 또 감자를 여러 개 요리할 때는 크기가 비슷한 것을 고르자. 크기가 비슷해야 조리할 때 골고루 익기 때문이다.
①
감자는 반으로 잘라 쪄낸다.
②
피망과 양파, 베이컨은 다져서 식용유를 두르고 볶아준다.
③
쪄낸 감자에 열십(十) 자로 칼집을 낸다.
④
감자 위에 볶아둔 채소와 베이컨을 올리고 치즈를 뿌린다.
⑤
180℃ 오븐 혹은 에어프라이어에서 10분 정도 치즈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