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子宮)의 한자를 풀이하면 ‘아기가 머무는 궁궐’이다. 집이 아닌 궁궐로 표현한 것은 자궁이 여성과 아이에게 그만큼 귀중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자궁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중 하나가 자궁경부암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자궁경부암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매해 5월 셋째 주를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만물이 태동하는 봄, 건강하고 안전한 자궁을 지키기 위해 자궁경부암에 대해 알아본다.
자궁은 거꾸로 된 서양 배 모양과 비슷하며 임신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계란 정도 크기(상하 약 7cm, 좌우 약 4cm)로 작은 기관이다. 두꺼운 근육으로 이뤄져 있는데 바깥쪽에는 얇은 막인 자궁장막이 있고, 그 안쪽에 평활근으로 구성된 자궁근층이 있으며, 이어서 부드러운 조직인 자궁내막이 자리한다. 이러한 자궁은 태아의 발육에 따라 수십 배 크기로 확장돼 강력한 장력을 견디며, 임신 주기를 채우면 근육의 수축 작용을 통해 태아를 출산하고, 출산 후에는 원래 크기로 되돌아가는 등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자궁경부는 자궁의 입구 부분으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며 질과 연결돼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전 세계 여성 암 중 2위이며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기준 여성 암 발병순위 8위에 이를 만큼 위협적이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으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의 지속 감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흡연, 경구피임약 장기 복용, 다수의 출산 횟수, 다수의 성 대상자 수 등도 암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70% 이상의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발견될 만큼 이는 핵심적인 위험요인으로 손꼽힌다. 때문에 HPV 백신이 존재하는데, 백신을 접종하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90%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강검진도 반드시 챙겨야 할 예방법이다. 자궁경부암은 수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좋고 완치율도 높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해 암 이전 단계인 전암성 병변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암이 발병해도 초기에 찾아낼 수 있다. 백신접종과 정기검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최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