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출산보다 더 아픈

산후우울증

유모차를 끄는 산모의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 이미지

임신과 출산은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놀랍고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그러나 새 생명이 안겨주는 행복과는 별개로 출산 후 몰려오는 전신의 통증과, 도통 감이 오지 않는 갓난아기 육아는 초보 엄마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출산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글. 백아름 참고 자료.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당신도 극복할 수 있다

출산 후 무엇보다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아픈 몸으로 밤낮없이 우는 신생아를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편하게 하던 외출도, 짬을 내어 처리하던 집안일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 생활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갑자기 달라진 삶에 적응하기도 벅찬데 앞으로 쭉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엄습하면 막막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많은 여성이 출산 후 이와 같은 우울감을 느낀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8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욕기 산모의 절반(50.3%) 정도가 산후우울감을 경험한다고 나타났다. 사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임신 기간 임신부의 몸에서는 임신 유지와 출산에 필요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러다 출산을 하면 한순간 자궁을 수축하고 모유를 생성하는 호르몬, 즉 아기를 키우기에 적합한 호르몬이 방출된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산모의 몸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분도 같이 바꾼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산후우울감은 신체의 변화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은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산모는 출산 후 며칠이 지나면 산후우울감이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일부 산모의 경우 우울감이 심해지며, 육아와 연관된 환각, 망상에 사로잡혀 우울감이 깊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다행히 산후우울증은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무엇보다 배우자와 가족들의 지지로 빠르게 회복될 수 있으므로, 출산을 앞둔 가정에서는 산모의 우울감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에딘버러 산후우울증 검사

표. 산후우울증 자가 진단(지난 7일의 기분)
문항 아니다 가끔 자주 대부분
웃긴 것이 눈에 잘 보이고 웃을 수 있었다. 3 2 1 0
즐거운 기대감에 어떤 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3 2 1 0
일이 잘못되면 필요 이상으로 나 자신을 탓해왔다. 0 1 2 3
별 이유 없이 불안해지거나 걱정이 됐다. 0 1 2 3
별 이유 없이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꼈다. 0 1 2 3
할 일들이 쌓여만 있다. 0 1 2 3
너무나 불안한 기분이 들어 잠을 잘 못잤다. 0 1 2 3
슬프거나 비참한 느낌이 들었다. 0 1 2 3
너무나 불행한 기분이 들어 울었다. 0 1 2 3
나 자신을 해치는 생각이 들었다. 0 1 2 3

진단 기준
- 0~8점 : 정상
- 9~12점 : 상담 수준(경계선)
- 13점 이상 : 심각한 산후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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