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긴 호흡으로 내일을 준비하다

쉼표에서 느낌표를 발견하는 배우 문가영

흰 블라우스에 검정색 팬츠를 입고 앉아 있는 배우 문가영 이미지

올 초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여신강림> 이후 문가영은 2021년을 스스로를 채우는 한 해로 결정했다. 그래서 대중의 눈에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많은 일을 하면서 내면을 다졌다. 데뷔 이후 15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갖지 못한 휴식을 한 해였다. 물론 충분한 휴식은 충만한 활력을 보장한다. 또 한번 활기찬 2022년을 준비하고 있는 문가영을 <건강보험>에서 함께 했다.

사진. 하경헌 사진. 키이스트, 뉴시스, 연합뉴스

한 걸음 쉬고, 두 걸음 성장한 자신을 만나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의 곁으로 다가온 배우 문가영. 하지만 그가 2006년 만 10세의 나이로 연기를 시작한 경력 15년의 연기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가 성장 과정을 그만큼 자연스럽고 지혜롭게 통과했다는 의미다. 배우도 사람인 이유로 성장 과정이 있다. 성장은 걸음마처럼 짧은 순간 많은 성취를 이루는 시기와 걸음을 쉬면서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돌아보는 시기를 반복하며 채워진다. 중화권에도 크게 화제를 일으킨 드라마 <여신강림> 이후 1년여의 공백. 문가영은 2021년을 ‘충전의 해’로 정의했다.

“<여신강림>을 무사히 마치고 작품 외적인 활동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못 했던 것들, 그리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쉼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채웠죠.”

한껏 달려 나가던 젊은 배우가 쉼을 결정하는 일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런 결정을 하는 데도 큰 용기가 따른다. 당연히 그러한 결정을 한 용기에 문가영은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이요? 한 걸음 쉬어가는 연습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쉬는 것이 익숙지 않았는데 올해 조금은 배운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느끼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도 많아요.”

2006년 아역으로 경력을 시작한 문가영은 2018년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를 통해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이후 <으라차차 와이키키> <그 남자의 기억법> <여신강림> 등을 거듭하면서 확고한 주연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성장은 낯선 자리에서의 적응을 필요로 한다. 심지어 많은 사람의 기대와 응원이 섞인 주연배우의 자리다. 문가영은 최근 몇 년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모든 작품마다 제각각의 의미가 담겨있었던 것 같아요.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색다른 도전이었고 연기로나 내적으로 폭을 넓혀줬어요. <그 남자의 기억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배려를 배운 작품으로 많은 힐링을 받았어요. <여신강림>은 성장의 의미와 함께 무엇보다 책임감을 배운 작품입니다.”

파란색의 셔츠를 입고 미소를 짓는 배우 문가영 이미지

올해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이요? 한 걸음 쉬어가는 연습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주변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느끼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도 많아요.

배우로서의 성장기, 슬기로웠던 극복기

문가영이 작품을 택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메시지’다. 작품 전체의 메시지가 끌리느냐를 가장 먼저 보고 그 다음 자신의 캐릭터를 찾는다. 성장 과정에서는 다른 작품이나 캐릭터를 보며 많이 참고하게 되는데, 이제 문가영은 자유롭게 상상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주어진 틀에 캐릭터를 맞추지 않고 그 인물에 유연하게 접근하려 노력한다.

“아역으로 시작해 벌써 15년이 지났어요. 변화의 시기는 자연스럽게 지나간 것 같아요. 성인이 되기 전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그렇게 큰 사건은 아니었어요. 성인이라는 단계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맞이한 것 같아요.”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어떤 사람이 돼야 할까. 배우는 나이를 먹으며 필수적으로 고민을 떠안는다. ‘배우로서의 요즘 고민’을 묻는 질문에도 문가영은 씩씩해졌다.

“고민보다는 지금처럼 두려움 없이 과감하고 솔직한 결정들을 내리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언제나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어요.”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손으로 턱을 받친 배우 문가영

‘나에 대한 연구’ 몸과 마음 건강의 시작점

흑백으로 처리된 배우 문가영의 옆모습 이미지

배우는 하나의 그릇과 같다. 그 그릇 안에 배역이라는 재료를 넣고 노력과 고민 그리고 감각을 곁들여 조리한 후 시청자나 관객에게 공감을 전하는 연기를 한다. 어떠한 재료든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배우 자체의 그릇이 건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함은 물론이다. 문가영도 자신만의 건강관리법이 있다. 그리고 이를 잘 지키려 애쓴다.

“비타민을 꼭 챙겨 먹고 운동도 즐겨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건강한 마음은 내가 얼마나 나를 잘 아느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려고 해요. 제 기분을 스스로 조절하고 책임지려 노력하죠.”

마음을 쉬게 하는 데 취미만한 것이 없다. 운전도 좋아하고 음악감상도 좋아하는 문가영은 최근 장기 프로젝트로 ‘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조금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우고, 연기 외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자신을 알아가고 시험할 생각이다.

어린 시절을 독일에서 보내고 또 한국으로 돌아와 적응해야 했던 만큼 문가영의 유년시절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시기였다. 그중 공통점 한 가지를 꼽자면 독일 역시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나라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아보고 있는 문가영은 요즘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아프거나 다쳤을 때, 일상 가까이에서 건강보험이 우리를 듬직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가 건강보험 제도로 스스로를 돌보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롯이 쉬었기에 이제 새로운 활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문가영에게는 여전히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출렁인다. 더불어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자리 잡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연기를 좋아하는 제 마음은 변함없어요. 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작품과 연기를 항상 열정적으로 대할 수 있죠. 액션이나 스릴러 등 하고 싶은 장르는 많아요. 하지만 그 나이와 때가 맞는 작품들을 만나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건강보험> 독자 여러분의 새로운 2022년을 응원합니다!

벌써 2021년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문가영은 크리스마스 때마다 레드와인을 끓여 만드는 ‘뱅쇼’를 즐겨먹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자신에게 뱅쇼 한 잔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새해에 꼭 하고 싶은 일로 패러글라이딩을 꼽았다. 문가영은 다가오는 2022년에야말로 꿈을 이룰 의지를 불태운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오는 시점, <건강보험>과의 만남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문가영은 <건강보험>독자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건강보험>독자 분들과 인터뷰로나마 뵐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을 기쁜 마음으로 마무리하시고, 내년에도 다정한 하루들이 가득하길 응원하겠습니다.”

충분한 충전을 끝낸 문가영은 2022년 새로운 작품과 함께 대중을 찾아온다. 그 모습이 얼마나 활기차고 생기 있을지, 그의 지금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문가영은 또 한 번 ‘배우’가 어울리는 근사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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