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핫 스타

배움의 끝이 없는 건강한 신사 배우 길용우

어느덧 데뷔한 지 45년, 성실하고 후덕한 배우로 소문난 길용우. 그가 쌓아온 경력은 단순한 연기만이 아니다. 연극, 드라마, 영화, MC, 연기 교수까지... 다양한 활동의 비결을 묻자, 한마디로 정리해준다. “건강하니까!”

글. 황아람 사진 제공. 후너스엔터테인먼트

배우 길용우를 떠올리면 중후한 중저음이 매력적인 신사가 생각난다. 실제 길용우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젠틀한 신사 역할을 맡아 원조 ‘꽃중년’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의 이미지에 굳어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며 변화를 멈추지 않았다. 끊임없이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덕분일까. 최근에는 케이블 TV VOD 채널 <길용우의 영화산책>을 통해 탄탄한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시니어들의 취향에 맞춘 영화도 소개하고 있다. 길용우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 건강 비결이라고 말한다.

“신체를 건강하게 가꾸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요?”

“신체를 건강하게 가꾸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요?”

성실하게 쌓아온 45년 배우 인생

1980년대 길용우의 인기는 대단했다. 1976년 MBC 9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데뷔 후 <조선왕조 오백년>, <간난이> 등 많은 드라마의 주연을 차지하면서 신인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길용우는 자만하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탄탄하게 쌓아 올렸다. 덕분에 그의 필모그래피는 빈틈이 없다.

길용우는 휴머니즘을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이라면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성실하게 임했다. 이러한 성실함은 그의 도전정신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신사 이미지를 탈피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돈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쫓겨 다니는 사고뭉치 아버지 황남봉 역을 맡아 빅뱅의 지드래곤의 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중년의 패셔니스타가 됐고, <내일이 오면>에서는 부인에 대한 어긋난 사랑을 악랄하게 보여주는 윤원섭 역을 맡아 배역에 몰입된 시청자들로부터 부인에게 잘하라는 쓴소리를 들었다. 최근작인 <위험한 약속>에서는 모범 기업인 한광훈 역을 맡아 강인한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우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새로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그 배역을 이해하고 드라마에 잘 녹여내기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드라마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늘 배우고 도전하려고 노력합니다.”

배움과 도전으로 점철된 길용우의 45년 배우 인생은 무르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탄탄한 연기 내공과 지식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자만하지 않는다. 더 이상 부족할 게 없다면서 방심하는 법도 없다.

인생은 도전, 그 도전을 즐겨야

연극무대와 뮤지컬, 영화와 TV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길용우는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도 멈추지 않았다. 2년제 학위를 받은 모교에 4년제 심화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스스로 발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다시금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졸업 후 33년 만에 꿈에 그린 학사모를 쓸 수 있었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다 보니, 스스로 제 연기의 덫에 빠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마치 제가 최고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어떻게 하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배움의 길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싫어서 도전했던 배움의 길은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배우에서 학생으로 돌아가 연기에 대한 경험과 이론을 탄탄하게 쌓은 길용우는 학사 졸업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고 지금은 백석예술대학교 음악예술학부 부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길용우의 삶에 있어 ‘도전’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은 어렵기만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한 것이 좋아지고, 편안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길용우는 다르다. 몸과 마음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며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선다.

“최근에는 ‘바쁘게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합니다. 요즘처럼 바깥 활동이 어려울 때일수록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인생을 조금 더 활기차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한 가지, 긍정적인 마음가짐

길용우는 현재 후학들을 양성하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특히 요즘에는 배우라는 꿈에 도전하는 제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기꺼이 시간을 내 제자들과 함께한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도 제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보일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방식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길용우는 백 마디의 말로 전하는 이론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큰 자산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제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때로는 같이 연기 연습도 한다. 그는 제자들이나 후배들이 고민을 토로할 때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자신이 원하는 배역을 찾기보다는 뽑혀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캐스팅이 되지 않으면 소외당하는 기분이 들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편안한 마음으로 나에게 맞는 기회가 찾아올 때까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참 중요해요. 정신과 몸을 건강하게 가꾸면서 무엇이든 꾸준하게 매진하고 있으면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오는 법이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길용우가 내면의 건강을 위해 꼭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살아있는 것 자체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는 그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살아있기 때문에 지금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죠. 오늘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무엇 때문이었는지 살펴보고,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야죠.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잘 돌봐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길용우는 내면뿐만 아니라 체력 관리에도 소홀한 법이 없다. 특히 골프를 즐기는데, 실제 골프 마니아로 유명하다. 연예인 골프단의 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자선 골프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한다. 올해는 골프매거진 한국 10대 코스 평가 패널로 선정돼 우리나라에 있는 좋은 골프장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골프 치는 걸 참 좋아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골프장에 가기 어려워서 참 아쉬워요. 대신 요즘에는 아침, 저녁으로 많이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체력도 좋아지고 어지러운 마음도 정리돼 기분이 좋아집니다.”

연기도 인생도 끊임없이 배우는 것

길용우는 연기도 인생도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자신을 보는 기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것이다. 지금은 베테랑 연기파인 그에게도 신인 시절의 서투름이 있었다. 대본을 외우지 못해 밤새 아내가 상대 역할을 해주었고, 수십 번을 읽고 외워야 한 문장의 대사를 겨우 외울 수 있었다. 대사가 외워지지 않아 힘든 적도 많았지만, 그는 그 과정에서 ‘꾸준함’의 진가를 배웠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말을 많이 하죠. 그런데 암기라는 게 사람이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능력이라서 하면 할수록 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신인 시절에 대본을 외우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지만, 계속 대본을 외우다 보니 잘 외울 수 있게 됐고, 기억력도 좋아진 것 같아요. <건강보험> 독자 여러분도 요즘 들어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면,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오늘부터 꾸준히 암기하는 연습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억력이 좋아지는 모습에 자신감도 얻게 되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은 길용우의 인생 모토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도 변치 않는 마음으로 배움에 열려있는 자세를 갖고 싶다는 그는 ‘잊히지 않는 배우’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정진할 예정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내 인생을 조연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동안 인생을 주연처럼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한 발짝 뒤에서 남은 인생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45년 동안 연기활동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잊히지 않는 배우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에게, 그리고 저를 지켜보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해야겠죠?”

세월이 만들어준 연륜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연기하는 길용우는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취향을 타는 배우가 아닌, 연기 내공을 오랫동안 우려내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뜨끈하게 채워주는 곰탕 같은 배우이다.

“<건강보험> 독자 여러분도 요즘 들어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면,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오늘부터 꾸준히 암기하는 연습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억력이 좋아지는 모습에 자신감도 얻게 되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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