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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도자기 공방 ‘밤골도예’흙으로 빚은 나만의 그릇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 만들어요”

흔히 쓰는 그릇에 특별한 의미가 있겠냐마는 내 손으로 공들여 빚은 도자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만의 취향을 한껏 담은 그릇을 만들고 싶다면 밤골도예를 찾아가자.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그릇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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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충열

(왼쪽부터) 윤지선 과장, 이상명 대리, 김슬기 대리, 이솔내 대리
흙으로 빚은 상상

“원하는 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요.”
도자기 그릇을 만들기 위해 밤골도예를 방문한 공단 감사실 직원들이 커다란 흙 반죽 덩어리를 앞에 두고 무엇을 만들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밤골도예 대표 이준우 작가가 꺼낸 말이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듯 머그잔을 만들겠다던 이솔내 대리가 목표를 화병으로 바꿨다.
“화병은 길이도 긴 데다 굴곡이 있어 자신 없었거든요. 그래도 열심히 만들어보려고요.”
밤골도예에서는 각자 생각과 상상이 담긴 ‘나만의 그릇’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직원들은 저마다 머릿속에 그려본 디자인을 생각하며 흙을 빚기 시작했다. 길게 만든 점토를 포개고 합쳐 수작업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코일링 기법은 물레와 달리 둥근 모양 말고도 사각형, 하트, 나뭇잎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 김슬기 대리는 높이가 낮은 접시에 도전한 덕에 유일하게 두 작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반죽이 말랑말랑해서 만지는 대로 형태가 잘 잡히면서도 금방 굳지 않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어요. 다른 그릇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눈앞에서 금세 형태를 바꾸는 반죽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직원들
느림과 빠름의 조화로 완성하는 도자기

그릇은 직원들의 손끝에서 형태를 갖추었지만 완성되는 데는 3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일주일간 자연 건조해 800℃에서 초벌구이한 뒤 유약을 바르고 1200℃에서 또 한 번 굽는다. 흙이 도자기가 되기까지 걸리는 인고의 시간이다. 수작업으로 진행된 그릇 만들기가 마무리되자 도예 체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물레 체험이 시작됐다. 페달을 밟자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 위 흙 반죽은 기둥 모양이 되었다가 이준우 대표의 섬세한 손끝에 따라 순식간에 모양을 바꾼다. 지켜보던 직원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사발 형태가 갖춰지자 이상명 대리가 두 손으로 감싸 조금씩 모양을 바꿔본다. “천천히, 부드럽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엄지손가락으로 사발을 바깥으로 펼치자 어느새 접시가 되었다. 처음 해보는 물레질에도 긴장하지 않고 과감한 손놀림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드는 윤지선 과장의 얼굴에 즐거운 미소가 번졌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무르고 문지르며 흙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탄생시킨 직원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하루를 완성했다.

그림과 사인을 새겨 넣는 모습
손가락 끝에서 뭉개지는 흙 반죽은 어린 시절 하던 찰흙 놀이를 떠오르게 한다.
“흙냄새 맡으며 행복을 만드세요”
밤골도예 대표 이준우

“도예는 흙에 자신의 감정과 철학을 담아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입니다. 흙을 빚어 만들어내는 단순한 작업인데, 그 안에 감성을 담아내기에 예술이 되는 거죠. 저는 여러분의 상상이 잘 구현되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합니다. 흙냄새 가득한 이곳에서 자연을 느끼며 무엇이든 만들어보세요. 행복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예약 문의 033-744-7566

위치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대왕고개길 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