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 갑상선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갑상선호르몬이라는 단어의 어감 때문일까. 유독 갑상선은 호르몬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많다. 갑상선질환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발견되는 갑상선질환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꽤 많은 듯하다. 일산병원 전문의와 함께 갑상선 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역국 등 해조류 섭취가 잦아
갑상선질환이 많다는 말이 있던데요.

해조류는 요오드를 많이 함유해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재료이며, 음식 또는 약으로 섭취 시 갑상선에 주로 저장됩니다. 따라서 요오드 자체가 갑상선질환을 일으킨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과 항진증을 방치할 경우 갑상선암으로 발전하기도 하는지요?

기능항진증 및 기능저하증은 기능의 문제이고, 갑상선암과 결절은 모양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기능 이상을 방치한다고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갑상선결절(독성결절)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능항진증을 방치해 생긴 건 아니니 오해하면 안 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에게 갑상선암 발병률이 약간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기능저하증 모두 정기적으로 혈액검사 및 초음파를 하기 때문에 결절 또는 암이 생겨도 조기에 발견이 가능합니다. 주치의에게 꾸준히,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면 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폐경 치료를 받으면 갑상선암에 걸린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여성호르몬 보충이 갑상선암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여성에게 갑상선암이 많이 발병해 생긴 오해 같습니다. 갑상선암의 위험인자로 명확히 밝혀진 것은 방사선입니다. 지속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의료인이나 암 치료를 위해 강한 방사선을 쬐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일반 엑스레이 촬영은 괜찮습니다.

갑상선질환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고위험군이 있을까요?

다른 장기에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 가족 중 갑상선질환이 있는 경우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내 몸을 보호해야 하는 면역력이 거꾸로 내 몸을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단일 장기에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장기에 다발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른 장기에 대한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유전적 성향이 있어 가족 중 누군가 갑상선기능저하증·항진증,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면 갑상선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갑상선기능검사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추가로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항암 치료를 받은 경우, 목이나 머리 주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부정맥 약제 중 아미오다론 계열을 복용하는 경우 역시 고위험군입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박경혜 교수
임신 계획이 있다면 부부가 함께 갑상선부터 체크하라고 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과거 갑상선질환을 앓았거나 가족 중 누군가 갑상선질환을 앓는 경우 권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전 갑상선기능검사를 하진 않습니다. 다만, 처음 임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여러 건강 상태를 점검할 기회가 있다면 갑상선 기능을 체크하면 좋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은 난임의 원인 중 하나이므로 임신이 어려운 경우 갑상선 기능 확인은 꼭 필요합니다.

갑상선호르몬제를 오래 복용해도 괜찮나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말 그대로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져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상태라 약으로 보충하는 것입니다. 평생 복용해도 문제없습니다. 과잉 복용하는 게 아니라면 매우 이로운 약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임신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호르몬을 보충해야 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은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태아의 갑상선은 16주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엄마의 갑상선호르몬을 나누어 써야 하므로 용량을 임신 전보다 20~50% 늘려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