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IS가 간다

공단 데이터 기반으로
노인통합돌봄 모형 개발까지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이 춘천과 화성에서 본격 시행됐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시설이 아닌 집에서 건강, 요양, 보건, 복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해당 기관들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며, 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할 노인통합돌봄 모형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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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원·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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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돌봄본부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해당 지자체, LH 담당자들이 함께 근무한다.
첫 삽 뜬 융합형 노인통합돌봄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요양, 일상생활, 주거복지까지 원스톱으로 챙겨주는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이 강원도 춘천시와 경기도 화성시에서 본격 시행됐다. 올해 1월부터 2년간 진행하는 이번 시범사업은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혁신적인 노인통합돌봄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물론 해당 지자체와 LH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통합돌봄본부를 중심으로 모여 사례 대상자 발굴은 물론 필요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협업한다. 무엇보다 해당 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국 최초의 융합형 노인통합돌봄 전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은 일종의 테스트 베드(test bed)로, 향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더욱 보편적인 전 국민 돌봄 보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각 기관 담당자들이 협업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제공한다.
사진은 화성시 동부통합돌봄본부 회의 모습
식사부터 진료까지, 어르신 집으로

노인통합돌봄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일명 커뮤니티 케어의 일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7년 노인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르신의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상은 불충분한 재가 서비스로 대부분 원하지 않아도 병원이나 시설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또 서비스 간 연계 부족으로 통합적 돌봄 제공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르신들은 자신이 원하는 돌봄을 찾기 위해 직접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주민센터, 복지관과 보건소, 병원 등을 각개전투식으로 순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을 통해 원스톱으로 상담 및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공단, 데이터 기반으로 역할 모색해

노인통합돌봄 지원 내용은 크게 보건·의료, 요양, 생활 지원, 주거 복지로 구분된다. 거동이 불편해 병·의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의사의 왕진 서비스가 연계되며,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이 필요한 시간에 방문하는 수시 방문형 재가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병원, 관공서, 은행, 마트 등 외출 활동 시 차량 지원과 함께 필요하면 동행인이 함께한다. 그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 상태에 맞춘 도시락 제공은 물론, 고령자 환경에 맞는 주택 개조 사업도 추진한다. 이번 사업에서 공단의 역할도 기대가 크다. 건강·기능 상태 중심의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만큼 공단이 보유한 건강 요양 등 관련 빅데이터가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공단의 장기요양운영센터에서는 기존 업무와 연계해 대상자의 욕구를 파악, 돌봄본부와 연계·협업하고 있다. 공단은 노인통합돌봄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노인통합돌봄 모형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MINI INTERVIEW
“협업 통해 제도적으로 어려운 부분까지 협의 가능해져”
화성시 복지정책과 통합돌봄 편종헌 팀장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직접 소통이 가능해졌다.
직접 소통이 가능해지기 전에는 단순한 사항조차도 연계가 쉽지 않았다. 이미 협력 체계가 구축되어 있어도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시범사업을 통해 한 사무실에서 직접 소통하니 제도적으로 어려운 부분까지 협의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 담당자로서 시범사업 시행 이전, 어르신 복지에 대해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시범사업 이전의 노인복지 정책은 기초연금 등 경제적 지원이나 노인복지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여가 문화 서비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집에 머무르는 어르신에 대한 지원, 특히 다양한 욕구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두 달가량 된다.
노인통합돌봄의 첫 삽을 떴다고 생각한다. 비단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화성시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일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 시기가 되었을 때 지금 우리가 준비한 일이 일상의 도움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매우 기쁘다.

SPECIAL INTERVIEW
“노인통합돌봄은 전 국민의 돌봄 보장을 위한 미래지향적 사업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반 조귀래 부장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무엇보다 기관들의 협업이 눈에 띈다.
공단과 지자체를 육해공군 관계로 보면 된다. 초고령, 삶의 질, 재정 건전성 등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 공단과 지자체가 협업해 대응하는 체계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빛을 발했는데, 이번에는 노인통합돌봄에서 우리나라에 맞는 모형을 개발하고, 건강·요양보험이 중요한 축을 담당케 하고자 한다.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무엇인가?
돌봄 영역은 포괄적 개념으로 건강, 요양, 주거 등이 다 포함되어야 한다. 그런데 각각의 영역이 이미 다 존재한다. 그것을 어떻게 잘 연결해 각 개인에게 필요한 사항을 제공해주느냐가 핵심이다. 또 영역별로 부족한 것도 있다. 건강보험 같은 경우 방문 진료나 왕진이 대부분 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집에서 행해지는 건강·요양 서비스는 부족하다. 반대로 복지 주축인 지자체는 요양이나 보건 서비스가 어렵다. 분리돼 있던 기존 사업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부족한 부분은 메꾸어간다고 보면 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장기요양 환자나 골절 같은 급성기 치료를 받은 분이 퇴원 후 집으로 가고 싶어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가지 못한다. 이런 분을 통합돌봄에 의뢰하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방문 진료, 방문 간호를 받는 동시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도시락 배달 등으로 식사 문제를 해결해 자신의 집에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통합돌봄 서비스 중 하나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퇴원 후 병원이나 시설로 가길 원하지 않는다. 혼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만 채워주면 되는데, 이 모든 것을 연결해 해결해주는 게 바로 노인통합돌봄의 구체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시범사업 거주 지역 어르신은 자신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춘천과 화성에 거주하는 분 중 통합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는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 공단 지사 및 장기요양운영센터 등을 통해 문의할 수 있고, 통합돌봄본부의 평가 결과에 따라 서비스 제공이 결정된다. 여기서 알아둘 점이 있는데, 이번 사업은 전국 확대와 보편적 운영이 목적이라 실비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기초수급자라면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업과 달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노인통합돌봄 시범사업이 어떻게 자리 잡고 발전되길 원하나?
공단 김용익 이사장님은 노인통합돌봄을 사회 개혁이라고 표현한다. 큰 틀에서 전 국민 돌봄 보장을 위한 미래지향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통해 구축한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사소한 것 하나하나 모두 매뉴얼화하고 있다. 또 노인통합돌봄에서 공단의 데이터, 인력, 업무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국민들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