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건이강이 2

“신문 방송에 매일 나오는 공공의료,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Q&A로 알아보는
공공의료에 관한 궁금증 총정리

코로나19 환자의 80%를 전체 의료기관의 5.5%밖에 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이 치료를 도맡으면서 공공의료가 재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감염병 등 지금과 같은 보건 의료 위기 상황에서 절대적 역할을 하는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공공의료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자세히 알아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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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Q1
요즘 너도나도 공공의료에 대해 말하는데, 진짜 공공의료가 정확하게 뭐예요?
A1

공공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이나 계층, 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공공병원은 국가 지자체 공공단체 등이 공공의료 제공을 주목적으로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으로, 국립대학병원과 국립암센터 같은 특수 병원, 적십자병원, 일산병원, 군·경찰 병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대구의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구의료원의 442개 병상이 버텨주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디에 살든, 무슨 일을 하든,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건강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는 것, 바로 공공의료입니다.

Q2
우리나라 공공의료 상황은 어떤가요?
A2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 병상은 9.6%로 OECD 평균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의료원 등 일반의료 중심 공공의료기관은 63개(1.6%)로 충분한 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도별 공공의료 병상 비율 격차도 큰 상태입니다. 인천 4.5%, 울산·세종은 0% 등으로 공공병원 확충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Q3
K-방역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면, 현재의 공공병원으로 충분한 거 아닌가요?
A3

정부의 방역활동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무료검사 및 치료가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K-방역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체 의료기관의 5.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78%(20.3~4월)를 치료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다시금 재확인시켜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진주지역 확진자는 마산의료원에 입원하는 등 공공병원이 없어 타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만 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공병원이 지역별로 균형 있게 분포하고 공공병상에 여유가 있었다면, 공공병원에서 감염병 대응을 전담하여 민간병원은 만성질환이나 증증질환 등을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었을 겁니다.

Q4
사는 지역에 공공병원 하나 없다고
큰 문제가 될까요?
A4

사실 서울이나 수도권, 대도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은 지역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공공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그다지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의료체계가 취약한 지방이나 농어촌 지역은 사정이 다릅니다. 간단한 질병에도 한두 시간씩 차를 타고 먼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거나, 응급이나 분만 등 위급상황에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처럼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은 공공의료가 없다면 의료공급 및 건강수준 불평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 지금과 같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는 수도권, 대도시 등도 결코 안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서 봤듯이 1일 확진자 수가 연이어 천명을 넘고 수도권 확진자가 수백 명에 이를 때, 수도권에서도 병상 부족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전체 병상을 코로나19 치료병상으로 제공하는 등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감염병 유행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인구 대비 적정 수준의 공공병원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겠죠?

Q5
그럼 공공의료 확충하면 뭐가 좋아지며,
왜 필요한 거예요?
A5

공공의료는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합니다. 또 과잉·과소 진료를 막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표준 진료를 실시합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OECD 평균의 1/10에 불과하다는 사실, 앞서 언급했는데요. 적어도 OECD 평균은 되어야만 공공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시장 내 영향력이 높아져 민간의료기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공공의료가 활성화되면, 국민은 어느 지역에 살든지 필수의료 서비스를 적기에 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민 전체의 평균적인 건강수준이 향상될 것입니다.

Q6
기존 민간 병원의 공공성을 높여서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것도 한 방법 아닌가요?
A6

공공병원은 민간 병원의 단순한 대체재가 아닙니다. ● 국가적 재난‧재해‧응급 상황 발생 시 효과적 대응 ● 과잉‧과소 진료가 아닌 표준 진료로 국민을 건강하게 ● 좋은 공공병원의 전국적 배치로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 필수적인 예방‧보건교육 등 건강관리 서비스 확산 ● 보건의료 정책 시범 사업 등 수행하는 등 그야말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모든 활동을 합니다. 이 같은 국민의 복합적 요구에 대응하는 일은 결코 민간 병원에서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설립한 공공병원이 의료 체계 내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해야 민간 병원도 공공성 있는 사업을 수행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7
그런데 공공병원은 의료서비스 질도 좀 낮지 않나요?
A7

공공병원 확충은 낙후된 병원이 아닌 현대식 공공병원을 전제로 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처럼 충분한 지원을 받은 공공병원들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용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또한 과잉진료 없는 표준진료로 지역주민의 신뢰도 받고 있습니다. 공공의료 관련 설문조사에서 보험자병원 설립 시 일반 국민은 88.3%, 지역 주민은 91.8%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개원한 성남시 의료원 등은 닥터헬기 착륙장 등 최신 현대화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실제 공공병원을 이용해본 사람들은 미이용 집단에 비해 의료 질에 대한 평가가 높습니다. 의료 질에 대한 적정성 평가 1등급 비율도 민간병원보다 공공병원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Q8
인구도 줄고 있는데, 공공병원을 많이 지었다가 나중에 지자체나 국가의 재정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까요?
A8

공공병원 한 개 짓는 데 얼마가 드는지 아시나요? 공공병원 한 개 건립 비용은 고속도로 8km 건설 비용이면 됩니다. 철도는 11km 정도고요. 이처럼 다른 사회간접자본 투자 비용 대비 크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는 교통비 절감 등 간접적인 비의료적 편익도 발생하죠. 다른 공공시설과 달리 공공병원은 진료할 경우 건강보험을 통해 수입이 발생하는 구조이므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Q9
공공의료가 확충되면 건강보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9

공공의료기관은 표준 진료를 제공하므로 과잉‧과소 진료가 줄고 합리화된 진료비 지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공공병원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원가 자료를 수집해 건강보험 급여화되는 항목의 수가를 적정하게 산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익성이 낮아 민간이 기피하는 예방 및 보건교육 등을 제공하여 국민건강 향상과 의료비 증가 억제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모두 건강보험의 재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