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코로나19로 살찌는 겨울 꼭 알아두어야 할
다이어트 상식

코로나19에 날씨까지 추워 집에만 있다 보니 너도나도 살이 찌고 있다. 오죽하면 확‘찐’자라는 말이 생겼을까.
최대한 몸을 움직여보지만, 실내 생활에선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굶을 수도 없는 노릇.
넘쳐나는 다이어트 정보 중 정말 꼭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강은진

/

사진 지다영

/

도움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준호 교수

다이어트, 핵심은 방법이 아닌 기간이다

모든 전문가가 인정하는 메타분석 논문에 의하면 다이어트 방법보다 다이어트 기간에 더 주목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이어트를 얼마나 지속했느냐가 효과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다이어트 시작 후 첫 한 달 동안의 체중 감소가 전체 다이어트 기간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확실한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다이어트 시작 첫 한 달 동안은 공복에 유산소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단백질 식사를 추천한다. 공복 유산소는 근육이 빠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체중 감량 면에선 효과가 확실하다. 더 이상 확실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느라 고민할 필요 없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방법으로 꾸준히 하면 된다.

살을 빼려면 물도 줄여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운동할 때 어지럽고, 피로감만 더해진다.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할 때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는 기초대사량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제외하고 쉽게 살 빼는 방법은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뿐이다. 그러니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시는 물의 양까지 줄이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수분 섭취량을 줄일 이유는 전혀 없다. 신장질환이나 심질환 등을 앓는 게 아니라면 성인 남성은 2L, 여성은 1.5L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공짜로 살을 빼는 거니까.

근육량이 줄어들면 살찌는 체질로 변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이전보다 적게 먹어도 여분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것이 바로 요요 현상이다. 우리 몸은 체중을 기억한다. 그래서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때 우리 몸은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근육 1kg을 증가시키긴 어렵지만, 지방 1kg을 채우는 건 너무 쉽다. 몸은 당연히 지방을 채우는 간편한 방법을 선호하고 결국 근육은 빠지고 지방은 늘어나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한다. 또한 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동을 중단할 경우 근육이 지방으로 변한다는 설이 있다. 이는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 운동을 중단한 경우, 근육이 더 빨리 빠져서 흔히 말하는 살찌는 체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지방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갈색지방’만 믿는 겨울 다이어트, 맹신하지 마라

갈색지방은 쓰고 남은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과 달리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연소시켜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따뜻한 곳이 아닌 추운 곳에서 활성화되는 탓에 겨울을 다이어트의 적기라 알려지게 한 원인이 된 물질이다.
하지만 갈색지방은 누구에게나 있는 건 아니다. 확인 여부는 오로지 암 환자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PET CT뿐이다. 갈색지방은 대개 신생아에게 있고, 성장하면서 퇴화된다. 갈색지방만 믿고 일부러 겨울에 추운 곳에서 운동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무조건 천천히 오래 씹어라

배가 부른 느낌을 주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콜레키스토키닌(CCK)이나 도파민은 음식을 먹은 지 20분 정도가 지나야 분비된다. 빨리 급하게 먹는 사람이 과식이나 폭식을 하고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무턱대고 굶을 생각만 하지 말고 하루 삼시 세끼를 먹되 무조건 천천히 오래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천천히 먹는 사람 중 비만인이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더욱이 음식을 오래 씹으면 침이나 소화효소의 분비도 왕성해서 소화, 흡수, 대사도 촉진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준호 교수
‘펭수’ 의사 최준호 교수의 조금 특별한 다이어트법
“살 빼려면 운동하지 마세요!”

코로나19 초기, 불안에 떨며 귀국한 우한 교민에게 일명 ‘펭수 목소리’로 위로를 건네며 진료해 화제를 모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준호 교수는 비만 치료 전문가다. 확진자를 무사히 막은 그가 이번엔 확‘찐’자를 위해 나섰다.
살 빼려면 운동, 그냥 하지 말라면서 말이다!

전문의 입장에서 비만의 기준이 궁금하다.

체질량지수를 쓴다. 체중(kg) 나누기 신장(m) 제곱이다. 흔히 많이 쓰는 지표인데, 그걸 기준으로 25 이상일 때 비만이라 한다. 그리고 갈비뼈와 장골의 중간 부위에서 허리둘레를 측정해 남자는 90cm 이상,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한다. 키는 크게 상관없다.

우리나라 사람이 유난히 마른 걸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체중이 체질량지수 기준 18.5에서 23 사이에 있으면 좋다. 그런데 여성 중 정상 기준인 18.5 이하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명심할 점은 많이 살찐 분도 일찍 돌아가시지만, 많이 마른 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논문을 써보면 U자 커브로 나온다. 너무 마른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식이와 운동 중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인 것은 무엇인가?

체중 조절 시 그냥 운동하지 말라고 말한다.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 나도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생활체육지도사 2급)이 있고 평소 운동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부터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나는 식이 습관이 갖춰진 다음에 운동할 ‘자격’을 드린다고 말하고 있다. 운동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운동은 식욕을 촉진한다. 두 번째는 운동을 했으니 더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실제 의미 있는 운동을 했느냐는 것이다. 밥 한 공기의 칼로리를 없애려면 2시간 30분을 걸어야 하는데 바쁜 현대인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운동 위주로 살을 뺀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기초대사량이 높거나 아무리 많이 먹어도 체내에 칼로리가 덜 흡수되는 체질은 예외겠지만, 일반인은 식사 조절이 먼저고 그다음이 운동이다.

전문의와 상담 후, 살 빼는 약 처방이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비만 치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27 이상이면서 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위험이 있거나 체질량지수 30 이상인 사람이다. 물론 비만의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검사는 필요하다. 다만,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살이 찐 사람에게 비만 약물 치료를 했을 때는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 중 의사로서 가장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은?

원 푸드 다이어트는 정말 경계해야 한다. 한 가지만 먹는다는 건 영양소가 결핍되는 걸 뜻한다. 다이어트 시 흔히들 경험하는 것이 탈모 증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게 탈모 현상이고, 속으로는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다.

요즘 같은 시대, 조금이라도 살을 덜 찌게 하는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이전에도 운동을 못 했는데, 지금 같은 때 운동을 하시라고 할 수는 없고… 식사 방법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다.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 등 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 부작용과 요요 현상이 가장 적은 것은 아침과 점심은 그대로 먹으면서 저녁을 달걀이나 두부, 닭 가슴살 등 단백질로만 2주만 먹어보라고 하고 싶다.
물론 너무 과도한 양을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중요한 점은 탄수화물은 극소화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느끼면 아침이나 점심도 단백질의 양을 늘리고 탄수화물을 줄여가면 된다.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는 수없이 많다. 본인이 해보고 좋아지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러니 믿고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