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건이강이 2

인력 지원으로 의료기관 업무 부담
경감과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방역 지원 사업

공단의 방역 지원 사업이 의료기관 지원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코로나19로 과부하에 걸린 의료기관에 방역 업무 인력을 지원해줄 6,100여 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한 것. 방역 지원 사업은 1월 22일까지 연장 운영 중이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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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다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 지원실 내 긴급 T/F팀이 방역 지원 인력 관리를 전담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한 현장 지원 절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역 지원 사업이 의료기관 업무 부담 경감과 일자리까지 창출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평가다. 방역 지원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일손 부족으로 인해 업무 과부하에 걸린 의료기관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며 추진됐다. 의료기관은 발열 체크와 같은 방역 운영 등으로 의료 인력이 분산되면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었고, 환자들의 안전마저 담보할 수 없게 됐다. 또 동절기 재유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비책이 시급했다. 공단은 지난 8월부터 방역 지원 인력 6,153명을 채용해 입원 병상을 갖춘 의료기관 및 보건소 등 2,896개소에 파견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각 의료기관 방역 업무 전반을 담당해

공단의 방역 지원 인력의 주요 업무는 각 의료기관의 방역 운영 전반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병원 입구에서 발열 체크 및 환자 분류와 안내, 방역 지원 등이다. 업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상황에서 파견 근로자 자신뿐 아니라 병원과 내원한 민원인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긴장도가 상당했다. 선별진료소 같은 곳은 자가격리에 항의하는 검사 대상자들을 설득하고 안내해야 하는 등 고충도 많았다. 또 의료기관 파견 근로자가 채용돼 배치되기까지 기간은 단 일주일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공단은 보다 엄격한 방역 관리를 통해 의료기관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미리 교육 커리큘럼을 준비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방역 지원 인력은 학생부터 주부, 고령자까지 지원할 수 있어 다양한 세대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추가·연장 신청 몰릴 정도로 반응 좋아

공단의 방역 지원 사업은 여러 가지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컸다. 채용 인원 분석 결과 학생부터 가정주부, 퇴직자 등 만 19세부터 65세까지 다양한 세대에서 일자리 창출이 확인됐다. 또 일정 비율로 장애인 및 고령자를 채용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섰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료 현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사업 시행 후 신청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의 추가 신청 문의가 몰릴 정도였고, 의료기관 대부분은 연장 신청을 했다. 현재 방역 지원 사업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 기간 연장 승인을 받아 1월 22일까지 연장됐다.

방호복을 입고 세종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했던 안순재 근무자의 평소 근무 모습
공단은 방역지원 인력을 투입해 2,896개소 의료기관의 업무부담을 감소시켰다.
현장 레터
“영웅이라 불리는 의료진 돕는 방역 지원 업무에 큰 자부심”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 방역
지원 파견 근무자 안순재

군대 제대 후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방역 업무를 돕는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지원했다. 더욱이 간호학 전공자로 선별진료소가 있는 보건소에 배치되는 기회를 얻었다.
방역 업무 자체는 간단했다. 코로나19 검사 예약자의 체온을 재고,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선별진료소와 호흡기 클리닉 등을 소독하며 검사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 탓에 쉽지만은 않았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방역복을 입고 환자들을 상대한 뒤에는 매번 겉장갑을 새로 끼고 손 소독을 해야 했고, 어린아이가 올 때면 입구에서부터 우는 아이를 진정시켜야 했다. 특히 얼굴에 진한 자국을 남기는 N95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민원인에게 설명을 하다 보면 고글에 김이 가득 서려 답답함이 배가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런 환경의 어려움은 점차 적응했지만, 심리적인 어려움은 쉽사리 적응되지 않았다. 부모님은 매일같이 선별진료소로 출근하는 나를 걱정하며 그만두길 바랐다. 그런 현장에서 주무관님들과 공중보건의 선생님들과 함께 근무하며 왜 그들을 영웅이라 부르는지 잘 알게 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역 지원 근무자가 하는 일이 비교적 간단하더라도 이런 영웅들을 도와주는 역할이라 큰 자부심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PLUS INTERVIEW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지원실 김문수 실장
“방역 지원 사업 통해 봉사하는 공단 모습 보여준 의의 커”
어려운 시기에 대대적인 방역 지원 사업을 했다. 무엇보다 6,100명의 기간제 근로자 채용을 통해 의료기관의 부족한 인력을 지원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었다.

그동안 공단이라고 하면 돈만 걷어가는 징수기관 이미지가 강했다. 또 의료기관 관계자들에게도 환수하고 조사하는 이미지만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방역 지원 사업을 통해 공단이 국민뿐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이나 의료기관에도 봉사하는 이미지로 다가가게 됐다. 현재 설문조사를 진행 중인데, 사업을 시행한 의료기관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2 정도 나오고 있다. 지원 인력이 처음엔 사복을 입고 근무하다 나중에는 공단 조끼를 입었다. 처음에는 병원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다 공단 직원임을 알고 신뢰감도 올라가고 훨씬 협조적으로 태도도 달라졌다고 한다. 공단 직원이 발열 체크도 하고 진료 과정을 돕는 걸 보면서 공단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된 의의가 크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진행된 사업이니만큼 직원 교육도 남달랐을 것 같다.

업무 내용과 태도,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봉사하러 간 지원 인력이 민원을 발생시키면 안 되니까 말이다. 일반적으로 직원을 채용하면 인재개발원에서 3개월간 교육을 한다. 그런데 이번 사업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또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집합 교육을 할 여건도 안 됐다.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과정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실시한다는 게 만만찮았다. 다행히 100% 교육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다.

사업 실행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지원 인력이 현장에 가보니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사업을 8월 14일부터 시작했는데, 한여름에 가림막도 없이 의자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곳이 허다했다. 발열 체크를 한 사람만 병원에 들어갈 수 있으니 밖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또 어떤 곳은 지원 인력이라고 하니 1층부터 8층까지 소독약으로 계단을 닦는 일 등 일용직처럼 잡무를 시켰다. 가만히 있을 수 있나. 공단 차원에서 현장에 나가 근무 환경 점검부터 개선까지 관리 업무도 철저히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업 책임자로서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여름에는 더운 데서, 겨울에는 추운 데서 고생하고 있는 방역 직원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업무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자의 건강을 각별히 챙기길 바란다. 또 병원 관계자도 끝까지 협조 부탁드린다. 코로나19로 공단 역할이 컸다. 공단에서 하는 사업은 모두가 국민을 위하는 일이다. 앞으로도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